국경 지역 주민 통제 전방위 강화…“당대회 빨리 끝나야”

인민반 자위경비 강화에 숙박검열·이동 통제까지 분위기 긴장…주민들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어”

두만강 북한군 초소 풍서군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 두만강변에 설치된 북한군 초소. /사진=데일리NK

제9차 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등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 통제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대회를 앞두고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강하게 단속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를 비롯한 도내 시·군들에서 주민들을 겨냥한 보위부와 안전부의 검열과 단속이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면서 “검열과 단속은 원래도 있었지만, 당대회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강도가 평소보다 몇 배 더 세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당대회는 국가의 기본 노선과 정책 방향을 결정짓는 최대 정치행사로, 북한은 앞서 올해 초 당대회 개최를 공식적으로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기층 당조직 총회와 시·군당 대표회가 열렸다고 보도하는 등 당대회를 위한 실무 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이와 맞물려 북한 내부에서는 주민 통제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민반 자위경비 강화부터 숙박검열, 불법 영상물 시청 단속, 지역 간 이동 통제, 전화 도청 등 주민들의 일상 전반에 대한 각종 검열과 단속이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주 회령시의 한 동사무소는 인민반장 회의를 소집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단 한 건의 사건·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인민반 자위경비를 대폭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인민반은 현재 2인 1조로 경비조를 편성해 주·야간 맞교대 형태로 경비를 서도록 하고 있다. 경비에 동원된 주민들은 동사무소 일꾼들과 담당 안전원들이 수시로 점검하는 통에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힘든 상황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인민반 경비에 동원되는 주민 대부분은 가두여성(가정주부)들인데, 당번이 돌아오면 종일 경비를 서야 하니 경제활동에 나설 수 없어 생계에도 지장이 생기고 있다”면서 “당대회가 워낙 큰 정치적 행사라 공개적으로 의견을 제기할 수도 없어, 사정이 어떻든 간에 경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각 인민반은 외부 손님을 들일 경우 숙박 등록 절차를 철저히 지킬 것을 거듭 당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최근 새벽 시간을 중심으로 보위부와 안전부의 합동 숙박 검열이 불시에 실시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합동 숙박 검열을 진행하는 검열원들은 새벽에 들이쳐 집안 이불장부터 창고 김치움까지 꼼꼼히 살피고 수상한 동향이나 낯선 인물이 보이면 지체 없이 신고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 단속 조직인 ‘82연합지휘부’ 주도의 불법 영상물 시청 단속도 하루에 3~4차례씩 이어지고 있다. 소식통은 “낮이건 밤이건 몇 차례씩 불쑥 찾아와 문을 두드리니 죄를 짓지 않았음에도 깜짝깜짝 놀란다”며 “사람들은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이 긴장하며 살아야 한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국경 지역인 양강도 혜산시에서는 주민 이동 통제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이전에는 (여행)증명서 없이도 오갈 수 있던 인근 농촌 지역조차 지금은 증명서를 발급받아야만 이동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일부 주민들은 단속 초소를 피해 산길을 돌아 몰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도 하는데,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서 동상을 입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밖에 집전화와 휴대전화 도청도 심해져 주민들은 일상 통화조차 굉장히 조심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도청은 이미 전부터 있어 왔지만, 최근 통화할 때 ‘찍’ 하는 소리나 울림 등 도청되는 것으로 의심되는 현상이 부쩍 늘었다”며 “이에 주민들은 최대한 말을 조심하고 있고, 될 수 있으면 통화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통제가 강화돼 긴장과 불안이 더해지니 당대회가 빨리 끝나야 한다는 말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조용히 오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