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눈밭 방치 北 공군비행장…57% 제설작업 안 해

겨울 한반도 곳곳에 내린 눈은 자연의 계절적 현상만이 아니라, 북한 군사 인프라의 이면을 드러내는 신호로도 읽을 수 있다. 지난 연말부터 새해 연초까지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2A·2B가 촬영한 위성사진(해상도 10m)을 정밀 비교·분석해 봤다. 북한 군용 공항 21곳 가운데 12곳, 전체의 57.1%에 달하는 비행장에서 활주로가 눈을 치우지 않은 채 폭설 속에 갇혀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순한 관리 및 정비 소홀 차원을 넘어서 북한 공군력의 현실적 제약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에서 겨울철 군용 공항 활주로가 눈도 치우지 않고 쌓아둔 채 방치된 것은 비행장 유지·관리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자원이 한정된 체제에서 연료·중장비 확보는 물론, 일상적 작업까지 부담이 가중되면서 기본적 제설 시설 정비조차 뒷전으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선진시설을 갖춘 대한민국 몇 공항들에서는 활주로 열선과 자동 제설 시스템으로 겨울철 운영이 유지되는 점과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겨울 한파 속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평양시 순안공항과 양강도 혜산비행장에는 활주로가 눈밭 속에 갇혀서 위치 식별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사진=센티넬-2A・2B

위성사진에서 평양시 순안공항과 양강도 혜산비행장은 폭설 이후에도 활주로가 눈더미에 파묻혀 위치 식별은 물론이고, 형태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겨울 폭설과 한파가 몰아친 시점에 촬영된 공항 활주로에는 눈이 그대로 덮여 있고, 군수 지원시설이 동원돼야 할 활주로가 제대로 기능을 못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남부 민항용 활주로가 폭설 이후 비교적 깨끗이 제설이 된 데 반해, 북부 군사용 활주로 4㎞ 구간은 여전히 눈에 뒤덮인 채 방치돼 있다.

양강도 혜산시도 비행장에 1.3㎞ 길이 활주로가 흔적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눈에 덮여 있다. 민항용 국제공항과 달리 북한의 군용 활주로에서 제설 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눈 속에 방치된 모습이 이처럼 위성사진에 포착된 것이다. 단순한 유지관리 소홀 문제가 아니라, 비행기를 장기간 운항할 연료 부족과 그에 따른 훈련 비행 축소라는 제약 속에 활주로 관리에는 자원과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낮다는 북한 공군의 현실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새해 들어 첫날 평안북도 금풍리공항과 의주비행장에도 폭설이 내렸고, 활주로에는 눈도 치우지 못하고 방치된 모습이 식별된다. /사진=센티넬-2A

눈 속에 잠긴 평안북도 구성시 금풍리공항도 마찬가지로 공군시설 운영의 중심이라고 여겨지는 활주로 공간이 겨울철 기본 관리조차 없이 방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폭설 이후에도 활주로 길이가 온전히 식별되지 않을 정도로 눈에 잠겨 있어, 전투기 이착륙 능력 유지가 제대로 되지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의주비행장에도 민군 공용 활주로 길이 약 2.5㎞ 구간이 여전히 눈에 갇혀 있다. 새해 첫날 촬영된 센티넬-2A 위성사진에서도 활주로 전체에 눈이 쌓여 있는 모습이 식별된다. 비행기가 언제든 뜨고 내릴 수 있도록 제설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우리의 관점에서는 눈 덮인 활주로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이다. 북한 군용 공항에는 제설 장비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인력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전투기 운용이 빈번하지 않아서 제설 작업이 과히 시급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황해북도 서흥공항과 황해남도 은천공항 일대에도 폭설이 내려서 들판이 눈밭인 겨울왕국이 돼버렸다. 공항 활주로는 눈도 치우지 못하고 방치된 모습이다. /사진=센티넬-2B

지난해 12월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황해북도 서흥공항과 황해남도 은천공항에도 공통적으로 활주로가 백지처럼 흰색으로 변했다. 공항 일대에 폭설이 내려서 눈에 뒤덮인 가운데, 850m와 800m 길이 활주로는 각기 흔적만을 겨우 구분할 수 있는 정도이다. 혹한의 날씨에 눈 덮인 공항에서 전투기가 정상적으로 이착륙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눈밭 북한 군용 공항 평가

많은 눈이 내려 북한 곳곳이 눈과 얼음의 겨울왕국을 이루는 가운데 군용 공항 21곳 제설 상황을 살펴본 결과 그중 12곳, 즉 전체의 57.1%에 해당하는 비행장에서 활주로에 쌓인 눈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방치된 모습이 센티넬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는 ‘제설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직무 소홀 문제가 아니라, 군용 공항 유지·관리에서 일상적 작업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는 근본적 문제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와 같은 공항 유지 보수 작업에는 정규 군 병력이 아닌 학교 학생들이 제설·잡초 제거 등에 관행적으로 의무 동원된다고 한다. 이 같은 인력 동원 구조는 전문 인력 부족과 유지관리 능력의 한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약하면, 북한 군용 공항에서 겨울철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은 활주로 유지에 대한 필요가 급하지 않아 우선순위에서 밀리며, 제설 장비·연료 등 자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 인력 동원에 의존하는 등의 현실적 제약이 만연해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