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시달리느니…‘동원 면제 비용’ 한꺼번에 내는 주민 부쩍 늘어

반년 또는 1년치 내고 마음 편히 지내려 해…“국가의 잦은 동원이 결국에는 세외부담 된다" 비판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평안북도에서 많은 거름을 농촌에 집중수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에서 올 한 해 인민반에서 제기되는 각종 동원 사업에 빠지기 위해 미리 일정 금액을 한꺼번에 선불로 내는 주민들이 부쩍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에 반년 또는 1년치 비용을 내서라도 반복되는 동원을 피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12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신의주시에서는 올해 인민반 동원에 참여하지 않는 대가로 수백 위안을 선불로 내고 동원 면제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소식통은 “새해 첫 전투인 퇴비 전투를 시작으로 해서 1년 내내 수많은 동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 모두가 알고 있다”며 “이렇게 매번 동원될 때마다 돈을 내고 빠지느니 연초에 한꺼번에 반년 또는 1년치를 내고 마음 편히 지내려는 주민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신의주시 압강동의 한 인민반 주민들의 경우에는 반년치 동원 면제 비용으로 300위안, 1년치 동원 면제 비용으로 500위안을 선불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시내 지역의 경우에는 이 정도 금액이 평균적”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이렇게 반년치 또는 1년치 동원 면제 비용을 한꺼번에 선불로 내는 주민이 인민반 내 1~2세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인민반 전반에 걸쳐 5~6세대 정도는 기본으로 된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500위안은 북한 시장에서 쌀 150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라는 점에서 주민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일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돈이 없는 사람은 노력으로 때울 수밖에 없겠지만,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때우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태”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민들은 “국가의 잦은 동원도 결국에는 세외부담이 된다”고 꼬집고 있다.

소식통은 “(국가가) 시시때때로 공짜로 부려 먹는데, 그게 싫으면 돈을 내서 빠지라는 것 아니냐”며 “부림을 당하는 주민들이 결국에는 돈을 내야 하는 것이니 엄밀히 따지면 이것도 세외부담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발전이니 뭐니 해서 건설 사업도 많아지는데 각종 동원은 앞으로 더 늘어갈 것으로 보이고, 돈으로 동원을 대신하는 관행은 점점 굳어질 것으로 보여 씁쓸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렇게 주민들이 선불로 낸 돈은 인민반 자금으로 관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로 인민반 자금은 인민반에 내려지는 수매 과제나 물자 지원 과제, 동원 현장 후방사업(간식, 음료 보장) 등에 드는 비용을 충당하는 데 쓰인다는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 인민반은 모인 자금으로 대체 인력을 쓰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