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열풍’ 소탕 지시에 학부모들 “학교 교육부터 정상화해야” 

학생들은 도로·농장 동원에 내몰리는데 “과외는 비사회주의”라며 통제하자 학부모들 불만 확산

북한 어린이들이 음악소조에서 악기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에서 최근 과외 열풍이 불자 북한 당국이 이를 강력히 통제하고 나섰다. 과외는 ‘비사회주의적 행위’라는 게 명목인데 학부모들은 과외를 통제하려면 학교 교육을 정상화해야 한다며 이 같은 조치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당위원회는 지난달 말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교육열의 한 형태인 가정교사(과외)가 우리 사회로 침투해 들어왔다”며 “이 같은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막기 위해 보위부 및 안전부에 특별지시를 내려 소탕작전에 들어간다”는 내용의 지시문을 하달했다.

특히 도당은 “가정교사 같은 비사회주의 현상이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각 학교가 학부모 좌담회를 열어 가정교사를 두지 말 것을 권고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인민반을 동원해 가정교사를 두고 있는 세대를 신고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최근 신의주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삭주군, 피현군 등에서도 학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개인 교사를 붙여 공부를 시키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식통은 “아이들에게 가정교사를 붙여서 공부시키는 일이 열풍처럼 번지고 있는 것은 학교가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가정교사를 붙여 교육을 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당이 이렇게 ‘과외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은 과거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수의 가정에서만 과외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일반 가정의 자녀들도 과외를 받는 등 과외 학습이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 국가 노력(인력) 지원에 학생들을 동원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외부 작업에 동원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이야기다.

소식통은 “소학교 3, 4학년만 되면 국가 노력지원에 동원된다”며 “오전에 학교에서 수업을 대충하고 오후에는 구루마(수레)나 대야, 삽, 호미 같은 도구를 들고 도로 건설, 농장 동원 등 충성의 애국노동을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후 늦게까지 애국노동을 하고 온 어린 학생들은 다음 날 오전 수업에 들어가면 피곤해서 책상에서 엎드려서 잠을 자는 일이 다반사”라며 “이런 실상에서 어떻게 가정교사를 붙이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따.

소학교 학생 중 일부는 졸업할 때까지 글을 제대로 읽거나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기초 학습이라도 시키려고 돈을 들여 과외를 시키는 게 요즘의 추세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경제적인 여건을 떠나서 학부모들 사이에 ‘글이라도 제대로 읽고 써야 군대도 나가고 사회에도 진출하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당이 과외 통제와 관련한 지시를 하달하자 학부모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을 제대로 할 생각은 하지 않고 가정교사만 못 붙이게 하는 게 정상이냐”, “과외만 통제하면 아이들은 기초 교육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라는 등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장 도당이 가정교사를 들이는 행위를 강력하게 통제하겠다고 밝혔으니 당분간은 가정교사들도 활동을 줄일 것”이라며 “그렇지만 어떻게 해서든 아이들을 가르치겠다는 부모들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가정교사를 완전히 뿌리 뽑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