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학생들 사이에서 MP7·MP8 구매 열풍…‘필수템’으로 꼽혀

학생들 “학교 공부에 필수적”이라며 사달라 조르고, 부모들도 여력 되면 최대한 사주려 하는 분위기

북한 청년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중국산 미디어 재생 기기 ‘MP8’.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내년에 고급중학교(우리의 고등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초급중학교(우리의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MP7, MP8 등 학습용 전자기기 구매 열풍이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남도의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요즘 고급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급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학습용 전자기기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실제로 장마당에서는 MP7·MP8 기기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용 SD카드 거래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장마당에서는 새 상품은 물론 새것 같은 ‘A급’ 중고 상품도 꾸준히 거래되는데, MP7·MP8 한 대 가격은 보통 700~1000위안(한화 약 14~20만원)대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학생들은 MP7·MP8 기기가 있으면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를 음성과 텍스트 형태로 반복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학교 공부에 필수적”이라며 부모들에게 이를 사달라고 조르고 있다.

실제 일종의 영재학교인 도 제1중학교 학생들과 함흥 시내 학교 중학생들 사이에서는 특히 MP7·MP8 기기가 사실상 필수 전자기기로 여겨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청년들이 손전화(휴대전화) 요금을 못 내 쓰지를 못해도 헛가다(겉멋)를 부리려고 손전화를 들고 다니는 것처럼 고급중학교 학생들도 MP7·MP8 기기를 겉으로 뽐내며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말했다. MP7·MP8 기기를 학습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나도 가지고 있다’라는 걸 자랑하듯 드러내려는 용도로도 쓰고 있다는 것이다.

부모들도 학생들 사이에서 MP7·MP8 기기가 ‘필수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을 모르지 않는 데다 이런 기기들을 활용하면 자녀의 학교 성적이 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최대한 사주려 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그 배경에는 사교육비 부담도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식통은 “가정교사(과외교사)를 붙이면 한 과목에 한 달 100~300위안 정도가 드는데, MP7·MP8기기를 사두면 가정교사 없이도 외국어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고 그 외 다양한 학습 자료가 담긴 SD카드를 구입하거나 공유하면 더 많이 활용할 수도 있어 비용 등 여러 면에서 기기 구매가 더 유리하다”며 “그래서 형편이 되는 부모들은 대부분 기기를 마련해 준다”고 했다.

다만 역시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는 가정에서는 전자기기 구매가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농촌 지역이나 시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MP7·MP8 기기 구매 열풍에 대한 냉소가 확산하고 있는데, “결국 공부는 머리와 노력이지 기계가 다 해주는 건 아니다”, “700~1000위안이면 몇 달 먹을 쌀값인데 이런 기계를 살 수 있겠나”라는 반응이 대표적이라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학생들이 실제로 이를 학습용 기기로 활용하기보다 북한 당국이 금지하는 외부 콘텐츠를 몰래 즐기는 용도로 더 많이 활용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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