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업자 단속·은행 거래 불신 속 떠오르는 새로운 송금 방식은?

서비차 운전사나 심부름꾼 통해 직접 돈 전달…수수료 비싸지만 단속·감시 위험 줄이는 게 더 중요

북한 평안북도 압록강변. 서비차로 보이는 차량이 길 위에 서 있다.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에서 지역 간 송금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개인 송금업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고 은행 송금 거래 역시 감시되고 있다는 불신이 팽배한 속에서 서비차(개인 운송 사업 차량) 운전사나 믿을 만한 심부름꾼을 통한 직접 전달 방식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8일 “최근 함흥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 상인들이 다른 지역에 돈을 보낼 때 서비차 운전수(운전사)를 활용하거나 아예 믿을 만한 사람을 직접 보내는 방식을 쓰고 있다”며 “개인 송금업자나 은행을 통한 송금은 단속에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개인 송금업자들은 오래전부터 국경-내륙 간 물건 거래 과정에 개입해 수수료를 받고 상인들의 거래 대금을 중개해 주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렇게 개인 송금업자들은 북한 내 비공식 금융의 핵심 축을 이뤄왔는데, 최근 북한 당국이 이런 업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특히 당국은 화폐 유통을 투명하게 파악해 국가 재정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반강제적으로 은행 이용을 압박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자금 흐름이 추적·감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본보는 혜산시에서 제3자를 내세워 은행 송금 거래를 시도한 송금 브로커들이 보위부의 추적에 걸려 체포됐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제3자 내세워 은행 송금한 혜산시 브로커들, 보위부에 붙잡혀)

이런 상황에 상인들은 당국의 단속과 감시를 피한 안전한 송금 방식을 찾기 시작했고, 그중 하나가 여러 지역을 오가는 서비차 운전사나 믿을 만한 심부름꾼을 통해 돈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평양~함흥~혜산 등 주요 노선에서 매일 서비차가 운행되기 때문에 운전수에게 부탁하면 하루 이틀 안에 돈을 전달할 수 있다”며 “도둑맞을 위험도 있지만 개인 송금업자나 은행을 통하는 방식보다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 이런 방식을 쓰는 상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방식이 개인 송금업자나 은행을 통한 송금보다 더 많은 수수료가 든다는 점이다. 개인 송금업자나 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1% 정도라면 서비차 운전사나 심부름꾼을 통한 송금 수수료는 약 2.5%로 2배 이상 비싸다고 한다. 그럼에도 상인들은 이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개인 송금업자나 은행을 통하는 것 모두 보위부에 걸리기 때문에 서비차 운전수나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전달하는 게 최선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며 “불법 장사에 속하는 돈이거나 보내려는 금액이 클수록 이런 방식이 더 선호된다”고 했다.

특히 그는 “서비차 운전수들은 기본 승객이나 화물 운임 수입이 있는데 여기에 돈 전달까지 하면 수수료까지 챙길 수 있으니 좋고 돈을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단속을 피할 수 있으니 좋다”며 “결국 이런 방식은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양강도 소식통도 “전화 도청이 심해서 개인 송금업자와 연락하기도 힘들고 은행도 믿고 거래할 수 없으니 결국 서비차 운전수나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는 게 최선”이라며 “요즘 혜산에서도 이렇게 인편을 통한 돈 직접 전달 방식이 주목받고 있는데, 서비(수수료)를 더 주고 적게 벌어도 단속될 위험을 줄이는 게 제일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단속이 강해지면 사람들은 단속을 피할 수 있는 다른 새로운 경로나 방법을 찾아 나서기 때문에 앞으로도 국가의 계획대로, 국가가 원하는 대로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