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걷이 끝나자 농경지 파고드는 사금꾼들…굴착기 임대료도 껑충

과거 금맥 흘렀다고 소문난 곳들에 몰려들어 권력기관과 뒷거래하고 작업…주민들 "뇌물이면 다 된다"

북한 양강도 국경 지역 압록강변에서 사금 채취 작업이 진행 중인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 일부 농촌 지역들에서 가을걷이가 끝나자마자 사금 채취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전언이다. 금이 난다고 소문난 농경지 일대에 이른바 ‘사금꾼’들이 몰려들어 경쟁적으로 사금 채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굴착기 임대료도 평소 대비 50%까지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8일 “현재 향산군을 비롯해 인접한 운산·구장군, 자강도 희천시 등 일부 지역 농촌들에서 가을 수확이 끝나자마자 사금꾼들이 미리 준비해 둔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농경지 곳곳을 파헤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을걷이가 끝나면 사금 채취 세력들이 제철을 맞은 것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며 “겨울철 땅이 얼기 전 딱 그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금이 나는 땅을 ‘금판’이라 부르는데,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금꾼들은 천마·회창·운산금광 등을 찾아다니며 금판을 뒤집는 것도 모자라 예로부터 금맥이 흘렀다고 소문난 곳들, 현재는 물줄기가 흙으로 덮여 농경지로 쓰이고 있는 곳들까지 파고드는 실정이다.

사금꾼들은 겉으로는 농경지 정리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실제로는 현지 농업기관과 당·행정기관, 안전기관 간부들과의 뒷거래를 통해 작업 권한을 얻어내 농경지들을 뒤엎으며 사금 채취에 나서고 있다.

소식통은 “땅을 파낸 뒤 다시 규격 포전처럼 흙갈이를 해놓으면 겉보기엔 농지 정비처럼 보여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뒷거래하는 비용만 해도 적지 않게 들어가나 금을 찾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믿고 실제로 그렇게 해서 금을 찾으면 그야말로 횡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금꾼들이 농경지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사금꾼들이 한바탕 작업하고 있는 농촌 현장의 간부들 역시 이를 농경지 정리로 말하고 있는데, 진실을 아는 주민들은 권력기관과 결탁한 사금 채취가 이뤄지는 모습을 보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고 했다.

실제 주민들은 “사금꾼도 사금꾼 나름이겠지만, 수완 좋은 사금꾼들은 이렇게 권력기관과 손잡고 굴착기를 들여 대담하게 농경지를 손대고 있다”며 “뇌물이면 다 되는 게 바로 여기(북한)”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한편, 이렇게 사금꾼들이 가을걷이가 끝난 농경지들에 몰려들면서 굴착기 임대료도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걷이 직전 하루 8시간 가동 기준 100달러 정도였던 굴착기 임대료가 현재는 150달러까지 50%나 치솟았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지금은 땅이 얼지 않고 작업하기 좋은 시기라 사금꾼들이 서로 앞다퉈 장비를 확보하려고 한다”며 “수요가 몰리니 임대료도 자연스럽게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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