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평양시 위장 미사일 발사장 2곳 해부

경북 경주시에서 10월 31일~11월 1일 이틀 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렸다. 행사를 앞두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방한(10월 29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2일 북한이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의 거듭되는 조건 없는 만남 제안의 구애를 무시하고, 북한이 군사 역량을 과시하며 세계를 위협한 것이다. 평양 역포 미사일 발사장은 김정은 전용 관저(또는 초대소)를 철거하고 9홀의 골프장을 조성한 곳이다. 미니 골프장을 만들어놓고 이곳이 실상은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도 과거 수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된 바 있다. 이처럼 민간 시설로 위장해 놓고 군사용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북한은 국제사회를 기만하는 전술을 사용한다. 최근 위성사진으로 평양에 있는 위장 미사일 발사장 2곳의 현황을 살펴봤다.

◆평양시 위장 미사일 발사장 ➀ 역포 미니 골프장

평양시 역포구역에 9홀의 미니 골프장이 조성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한국방문을 앞두고 이곳에서 10월 22일 신형 미사일이 발사됐다. /사진=구글어스

평양시 외곽 역포구역에 관저(또는 초대소)시설이 있었다. 김정은과 로열패밀리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었다. 인터넷 대북 전문 매체인 NK PRO가 2024년 4월 말 위성사진에서 역포구역 관저시설 철거 정황을 처음 포착했다. 이후 관저 건물과 온실 등이 철거됐고, 계곡을 따라 밭 경작지가 섞인 풀밭에는 하프 코스인 9홀 골프장이 조성됐다.

구글어스 위성사진에서 보면, 직경 20m 퍼팅 그린이 풀밭을 따라 9곳에 설치됐고, 불규칙 형태의 흰색 모래 벙커도 9곳에서 식별된다. 미사일 발사 기지를 은폐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위장 방식의 한 예이다. 역포 미니 골프장에서 두 가지 빠진 시설이 있다. 퍼팅 그린에서 홀컵의 위치를 표시하는 폴대와 깃발 또는 그림자가 9곳 모두에서 식별되지 않는다. 폴대를 설치하지 않았거나 위성사진에서 잘 안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두 번째는 골프장에 물 해저드(연못)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물 해저드는 골프장에서 경기 운영상 유용한 시설이지만 절대 필수는 아니라고 한다.

역포 미니 골프장에서 지난달 신형 미사일이 발사됐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KCNA)는 평양시 역포구역에서 10월 22일 북한이 신형 중요 무기체계 즉, 극초음속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극초음속 발사체란 기존의 탄도미사일보다 더 빠르고 요격 회피 능력을 갖춘 무기체계로 평가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방한하기 일주일 전에 북한이 역포구역에서 극초음속 신형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대한민국 경주에서는 주요국 정상들이 만나는 APEC 정상회담이 10월 31일에서 11월 1일간 열렸다. 북한이 APEC 주요 행사와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 앞서서 미사일 발사로 응대한 것은 군사 역량을 세계에 과시하고 위협하려는 전략적 신호인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복해서 조건 없이 만나자고 수차례 제안한 구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철저한 무시로 일관하다가 ‘하이퍼소닉(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로 위협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북한이 트럼프의 지속적 구애를 외면하는 데에는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실패를 경험한 데 대한 트라우마와 불신이 배경에 짙게 깔려있고,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통해 정치・경제・군사적 지원을 받으면서 미국과의 협상 없이도 체제 유지와 정권 강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시 위장 미사일 발사장 ➁ 순안 국제공항

평양시 순안구역 국제공항에서 과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수차례 발사됐다. 순안공항은 명색이 민간 국제공항이지만, 미사일 지원시설까지 갖춘 북한의 전략적 중요 군사기지를 겸한다. /사진=월드뷰-2

평양시 순안구역에 북한 유일의 국제공항이 있다. 명목상으로 ’민간 공항‘이지만 조선인민군이 소유 및 관리하고 있으며, 때로 미사일 발사장으로도 쓰인다. 이곳은 본래 한적한 농촌 마을이었는데, 6·25전쟁 중에 유엔군 포로들을 동원해서 비행장이 건설된 것이라고 한다. 유엔군 참전 외국 젊은 용사들의 목숨과 안타까운 희생으로 건설돼 비극이 서린 곳이 순안공항이다. 활주로가 남쪽에 하나만 있었는데, 북부에 제2활주로가 1989년 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계기로 추가로 건설됐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나무위키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순안공항 동쪽 7㎞ 거리 맞은편 강건종합군관학교를 이전하고 그 부지에 제3터미널과 제3 활주로를 지을 계획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건종합군관학교는 공개처형 장소로 쓰이던 곳이다.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이곳에서 고사포 총으로 처형됐다는 설이 있었으나, 장소가 평양이라는 것만 알려질 뿐 정확한 처형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과거 수차례 ICBM 및 유사 탄도미사일 발사가 있었다. 위의 위성사진 오른쪽 상단에 신형 화성-17형의 1차(2022년 2월 27일) 및 2차(2022년 3월 5일) 발사 장소를 ‘별’ 표시로 나타냈다. 남부활주로와 북부활주로를 연결하는 유도로 상에서 이동식 미사일발사대 차량(TEL)에서 당시 ICBM이 발사됐다.

순안공항 남부활주로 아래 1.5㎞ 거리에는 신리 미사일 지원기지가 있다. 기지는 ICBM용 TEL을 정비하고, 대형 탄도미사일 기술지원과 저장 기능을 갖춘 시설이다. 순안 국제공항은 신리 미사일 기지의 ICBM 조립, 점검, 저장 기능에 발사 준비 기능까지 겸비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복합 군사시설로 평가된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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