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선 분교 폐지되는데 당국은 ‘분교 건설’ 성과만 계속 선전

학생 없어 문 닫는 사례 늘어나는데 매체에선 이런 현실 전혀 다루지 않아 "실제와 너무 다르다" 지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 25일 개천시의 10여개의 분교들이 최근 몇해 사이에 몰라보게 변모된 사실을 통해서 교육 진흥의 숨결이 외진 산골의 작은 교정들에도 뜨겁게 흘러들고 있음을 다시금 깊이 새겨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내 학령인구 급감으로 농촌·산간 지역 분교가 잇따라 폐지되고 있지만, 당국은 ‘보여주기식’ 분교 건설 사례만 집중적으로 선전하고 있어 교육 현실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학생 수가 줄어 농촌 산간 지역 분교에서는 교실 수를 줄이거나 아예 본교로 합치는 경우가 많은데, TV에서는 분교 건설 성과만 떠들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서 냉소가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은 김일성 시대부터 통학 조건이 불리한 농촌 산간 지역들에 분교를 설치해 왔다. 기준 본교로부터 소학교(초등학교)는 4㎞(10리), 초·고급중학교(중·고등학교)는 8㎞(20리) 떨어진 곳에 분교를 세운다는 기준도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학령인구 급감으로 분교가 유지되지 못하고 폐교되거나 본교로 흡수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학생이 5명도 안 되는 분교들은 교원 배치부터 어려워 본교로 흡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소학교 분교는 작년에 학생이 없어서 문을 닫았으나 이런 현실은 TV나 신문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강도 소식통 역시 “김정숙군 상대리 전태분교나 삼수군 령성리 농평분교처럼 최근 보수해 ‘토끼동산’처럼 꾸민 분교들이 TV나 신문에 모범 사례로 소개될 뿐”이라며 “지금 출생률 감소로 시내 학교들도 학생 수, 학급 수가 줄고 있는데 이런 현실은 감추고 새로 꾸민 분교들만 선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양강도 농촌 산간 지역 분교들에는 학생 수가 4~5명에 불과한 경우도 흔하며, 이런 분교들에서는 교사 1명이 전 학년 수업을 맡기도 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말이다.

그는 분교 폐지로 인해 농촌 산간 지역 아이들의 교육 접근성, 형평성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소식통은 “분교가 사라지면 그 학생들은 왕복 1~2시간이 걸리는 본교까지 통학해야 한다”며 “겨울철에는 산길이 얼어 통학 자체를 포기하는 일도 허다한데, 이런 학생들의 현실적 어려움은 전혀 언급되지도, 고려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분교들이 사라지고 있는 현실과 달리 보여주기식 선전만 되풀이되고 있는 것에 교육 부문 종사자들 사이에서조차 “실제와 너무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그나마 분교 건설이 고려되는 곳은 군부대 주둔 지역 정도”라며 “그러다 보니 분교 건설은 학교와 거리가 먼 산골에 사는 군관 자녀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그러니까 특정 계층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자강도 당위원회에서 분교 건설을 교육토대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로 내세우고 이 사업을 강력히 추진했다”며 “결과 도적(道的)으로 백수십 개의 분교 건설이 훌륭히 결속돼 교육 조건과 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에서 뚜렷한 진전을 이룩하게 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지난달 21일에도 함경남도 정평군에서 분교 건설 사업이 활기를 띠며 본격적으로 진행돼 불과 몇 달 동안에 8개의 분교가 일신됐다고 전하는 등 관련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