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손편지 주고받는 北 청년들…‘아날로그식 연애’ 여전

휴대전화 구입 어려운 경제 현실과 불시 검열 등 통제 속 손편지는 솔직한 마음을 주고받는 수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월 6일 “애국열에 끓는 청춘들의 과감한 투쟁의 불길이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는 온갖 침체와 답보를 산산이 태워버릴 때 시대에 활력이 넘치고 조국은 더 빨리 전진하게 될 것”이라며 청년들의 애국심을 강조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청춘들에게 한 장의 편지는 여전히 마음을 전하는 수단이다. 북한 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해도 이용에는 여러 제약이 존재해, 종이에 눌러 적은 글로 마음을 전하는 ‘아날로그식 연애’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매 사람에게 손전화(휴대전화)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손전화가 없는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일부 청년들은 여전히 손편지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군 입대를 앞둔 상황에서 청춘 남녀가 고백의 편지를 써서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 하나의 작은 의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소식통은 “‘군사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고향에서 기다릴게’와 같은 문장으로 편지를 써서 기념품 속에 끼워 보낸다”며 “직접 말로 하는 것은 부끄러우니,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휴대전화가 있어도 고백만큼은 편지로 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는 데에는 서로 주고받은 통보문(문자 메시지)이 불시 검열에 걸려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여기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손전화를 불시에 검열하는 일이 잦다”며 “검열 과정에서 연애 감정이 담긴 통보문이 걸리면 스스로도 굉장히 창피하고 괜히 시비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어서 통보문으로는 잘 표현을 안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결혼을 앞둔 청춘남녀 사이에서도 편지는 진솔한 대화 창구로 통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최근 결혼을 약속한 청년들이 주고받은 편지의 내용을 소개했다.

“지금 일부 청춘남녀들 사이에서 결혼 상대를 정함에 있어서 상대측 부모들의 경제적 형편이나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며 자기의 앞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론한다 합니다. 저는 일생에 단 한 번밖에 없는 결혼을 본인이 아닌 다른 외부적 환경에 롱락되여 리상에 맞지 않는 배우자를 정하는 것은 우리 시대 청춘남녀들의 진정한 사랑관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혹시 동무와 나 사이에도 그런 불행한 싹이 틀까 봐 특별히 강조하는데 나는 동무와 함께라면…”

소식통은 “손편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제한된 환경 속에서 서로의 마음을 가장 솔직하게 적어 보낼 수 있는 방식”이라며 “이렇게 손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청춘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연인이 없어 편지를 쓰지 못하는 이들은 연인들끼리 손편지를 주고받는 것에 대해 부럽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휴대전화 구입이 어려운 경제적 현실과 불시 검열 같은 통제 속에서 말로는 다 하지 못하는 솔직한 마음을 손편지에 꾹꾹 눌러 담아 보내는 청춘들의 ‘아날로그식 연애’는 오늘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