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론] 김정은의 눈은 미래로 향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가 9월 20일과 21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이 중국 전승절(9.3) 다자외교 데뷔를 통해 뒷배를 확실히 다져 놓은 후,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였다. 어린 딸 김주애를 데리고 방중 열차에서 내리고, 천안문 망루에 올라 시진핑·푸틴과 나란히 서고,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글로벌리더십을 각인한 것이 극적인 ‘영상쇼’였다면, 이번 연설은 생생한 ‘육성 메시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총평

김정은은 이번 연설을 통해 기간산업 육성, 주민 생활 향상, 국방력 강화 등을 위한 ‘5개년 계획’을 비롯, 각 분야 성과와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적시하면서, 특히 올해 10월 당 창건 80주년과 연말연시 9차 당대회 의의를 강조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되고 있는 대화 테이블 복귀 촉구 러브콜(love call)에 대한 ‘김정은의 응답을 문서화’(적대적 2국가론 및 핵보유국 정책 불변)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핵심 포인트 3가지

가장 먼저, ‘적대적 2국가론에 기반을 둔 핵무력 강화 노선’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절대 변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였다. 이는 러-우 전쟁 파병과 중국 전승절 참석으로 다져진 중국과 러시아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핵능력을 더욱 고도화하면서 향후 미국과 있을 수 있는 협상에서 절대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이다.

둘째, 김정은은 이 같은 강성 전략노선의 구현을 위해 트럼프를 향해 ▲개인적 친분 관계를 강조하면서 ▲단, 지금까지와 같은 ‘비핵화’ 협상은 더 이상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고 ▲오직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군축 협상’의 테이블로 나오는 것만이 해답이라는 마지노선, 가이드라인(트럼프의 결단 촉구)을 제시하였다. 이번 연설에서 “시간은 북한편”이라고 강조한 것은 김정은의 셈법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셋째,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도 출범 이후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는 대북 유화조치와 3단계 핵문제 해결 방안(동결-감축-비핵화)의 의의를 계속 무시하면서 헌법 개정, 국가보안법 철폐,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와 같은 대한민국 체제를 지탱하는 근간(根幹)의 변화를 요구하는 조건들을 제시하는 방식을 통해 현 정부 길들이기 및 대한민국 사회 내 남남갈등-반미주의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일종의 대남 인지전을 보다 노골화하였다. 이번에 김정은이 말한 “시간은 북한편”, “통일은 없다”, “핵무기의 제2사명”(핵방어를 넘어 핵공격) 등은 ‘적대적 2국가론’과 ‘핵불포기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고강도 레토릭이라고 할 수 있다.

맺음말

김정은은 이번 연설을 통해 ‘적대적 2국가론에 기초한 핵노선’의 정당성을 강변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내핍을 더욱 강요하였다. 트럼프·이재명 대통령에게는 이른바 ‘시간은 내편이다. 나에게 변화를 바라지 마라. 너희가 변해라. 아니 완전 항복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는 러시아에 이어 중국을 원군화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앞으로 그럭저럭 버티기 수준을 넘어 새로운 청사진을 가지고 북한을 리드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라고 할 수 있다. 향후 김정은은 그동안 조심스럽게 추진해 오던 ‘적대적 2국가론’ 정착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및 선전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 나가면서 핵능력 고도화-경제 활성화에 주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모멘텀은 연말연시로 예정된 ‘9차 당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이 사회주의헌법에 ‘적대적 2국가론’을 명문화하는 문제는 ▲지난해 10월 영토조항을 일단 삽입한 것으로 추정되고(비공개) ▲이번 김정은 연설을 계기로 그동안의 조심스러운 행보에서 벗어나 대대적인 주민사상교육과 대외공세 활동을 전개한 이후 ▲9차 당대회와 그 직후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당규약·헌법 전문 등에 명기·공개하는 프로세스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김정은은 긴 호흡과 치밀한 전략전술로 기선을 제압해 나가고 있다. 그의 눈은 이미 또 다른 5년(2026~2030년)을 향하고 있다. 그러면서 선거가 생명인 이재명 정부(2026.6 지방선거), 노벨상에 혈안이 되어 있는 트럼프(2026.11 중간선거)를 매의 눈으로 노려보고 있을 것이다.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지금은 “두 눈을 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 가는 세상”이다. 김정은의 말을 억지춘향식으로 해석하거나, 국론이 분열되고 한미 갈등이 노정되면 독재자 김정은만 만세를 부른다. 자유대한국민답게 생각하고 행동하자.

유비무환-국론통합-주동작위(主動作爲)-적수천석(滴水穿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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