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검열…외화 부족에 자금 틀어쥐기?

단둥, 선양, 다롄 등에서 국가 무역 수출입 지시 수행하는 무역대표들, 당국 압박에 활동 위축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인근에서 트럭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다. / 사진=데일리NK

중국에 주재하는 북한 무역대표들을 대상으로 검열이 이뤄지면서 이들의 활동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29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평양에서 파견된 간부들이 중국 주재 무역대표부를 대상으로 이들의 자금 상황을 파악하는 검열을 진행했다.

평양에서 파견된 간부들은 중앙당과 내각 대외경제성 소속으로 알려졌는데, 이들이 중국 주재 무역대표부의 활동 상황이나 국가계획분 수행 여부, 재정 상태 등을 검열한 것은 처음이어서 중국 현지에 나와 있던 무역대표들이 상당히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검열 대상이 된 무역대표들은 중국 단둥과 선양, 다롄 등에서 국가의 무역 수출입 관련 지시를 수행하는 이들로, 비교적 큰 규모의 자금을 움직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가에서 예산을 교부받아 움직이기도 하기 때문에 평양에서 파견 나온 간부들은 실제 교부된 예산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열했다고 한다.

또 무역대표들이 국가에 납부해야 하는 외화를 제대로 바쳐왔는지, 하반기 국가계획 목표를 완수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열이 이뤄진 후 무역대표들은 “무역이라는 것이 수출하면 바로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금을 물건으로 받는 일도 흔해 재정 상황을 들여다봐도 어디서 구멍이 났는지 바로 찾기가 어려운데 왜 이런 검열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반기 국가계획분을 무조건 초과 납부하라는 압박을 하는 것 아니겠냐”라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는 전언이다.

일부 무역대표들 사이에서는 “평양에서 간부들이 직접 중국으로 나와 무역대표들을 대상으로 재정 검열을 할 정도로 국가 내부에 외화가 부족하다는 얘기 아니겠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반기에 진행될 8차 당대회 결산과 9차 당대회 예산 심사를 앞두고 부족한 외화를 무역 부문을 통해 끌어내기 위해 북한 당국이 이 같은 검열을 실시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북한 당국은 무역회사들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국가에 상납해야 하는 국가계획을 초과 달성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이달 중순께 평양시 인민위원회 무역관리국이 평양시 무역회사 사장과 부사장 등 간부들을 모아 놓고 하반기 국가계획분 상향 지시하고 이를 반드시 달성할 것을 강조하는 회의를 진행했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무역 부문 간부들 불러 회의…하반기 상향 계획분 달성 압박)

문제는 이 같은 검열 이후 북중 무역 분위기가 바짝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혹여나 자금 비리 문제에 연루되지 않을까 위축된 무역대표들이 스스로 활동 반경을 좁히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이번 검열에 대한 무역대표들의 실망감이 상당히 크다”며 “지령대로 움직이느라 밤낮없이 고생을 해왔는데 이렇게 바짝 죄면 어떻게 일을 하라는 것인지, 가족이 평양에 잡혀있지만 않으면 10번이라도 도망갔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