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도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주거 문제인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집을 마련하지 못해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29일 “정평군의 한 농장에서 일하는 제대군인 청년이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마을 외곽에 통나무집을 짓고 있다”며 “그나마 집이라도 지을 수 있으니 결혼을 하는 것이지 결혼할 집이 없어 혼인을 미루는 사례도 부지기수”라고 전했다.
이 제대군인 청년이 짓고 있다는 통나무집은 신혼부부 두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창고 형태의 임시 거처에 불과한데, 이런 곳마저 마련하지 않으면 사실상 결혼할 수 없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런 임시 거처는 주민 세대가 모여 있는 지역과 거리상 다소 떨어진 곳에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거주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고 한다.
북한에서는 원칙적으로 토지와 주택이 모두 국가 소유이기 때문에 결혼을 하면 소속 직장이나 인민위원회에서 집을 배정해 줘야 한다. 하지만 주택 수 부족으로 신혼부부에게 집을 배정해 주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이 직접 집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결혼하는 자식에게 집을 마련해주기도 하나 그런 경우는 드물고, 밑천이 없는 청년들이 집을 마련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어서 자식이 결혼 후에도 부모님과 함께 사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공공연하게 “집이 있어야 가정도 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집을 마련하지 못하면 제대로 가정을 꾸리기 힘들다는 인식이 팽배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 청년들의 평균 결혼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정평군의 경우 평균 결혼 연령이 여성 27세, 남성 30세 정도라고 한다. 여성과 남성의 평균 결혼 연령이 20대 중반이었던 과거와 비교하면 늦어진 게 사실이다.
소식통은 “우리 지역에서는 남자가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못 가면 망신스럽게 여기지만 집을 마련할 형편이 안 되니 사회적인 시선이 부담스러워도 어쩔 수 없이 결혼을 늦춘다”고 했다.
대도시의 소위 ‘있는 집’ 청년들 사이에서는 결혼식장에서 예식을 올리고 영상 촬영까지 하는 등 비교적 화려하게 결혼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모습이지만, 경제적으로 형편이 좋지 못한 농촌의 청년들은 일단 집만 마련하면 결혼식은 생략하고 함께 사는 경우가 흔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요새는 결혼식보다 중요한 건 결국 살 집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엉덩이를 붙이고 살 수 있는 조그마한 집이야말로 최고의 결혼 선물인데 그게 없어서 청년들이 결혼을 못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