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 이재명 정부에 해결책 마련 촉구

30일 유엔 '강제실종 피해자의 날' 앞두고 성명서 통해 즉각적 생사 확인 및 송환 등 5개항 요구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에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진=전환기정의워킹그룹 제공

북한에 의한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에 적극적인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북한정의연대 등 10여개 북한인권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역대 정부는 북한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해왔다”며 “이재명 정부가 더 이상 이 문제를 방기하지 말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30일 유엔이 정한 ‘강제실종 피해자의 날’을 앞두고 성명서를 통해 ▲북한 억류 국민들의 즉각적인 생사확인 및 송환 ▲대통령 직속 전담 대책부서 설치 ▲’남북인권대화’ 정례화 ▲강제실종협약 이행 ▲피해자 가족 지원 특별법 제정 등 5개항을 요구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강제실종은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라 국제형사법상 반인도범죄에 해당하는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지난 2014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국가정책이라는 명목으로 타국 국민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송환하지 않아 대규모 강제실종 사태를 초래했다”며 피해자가 2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지난 수십년간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국군포로, 6·25 전시 및 전후 납북자, 대한민국 국민, 탈북민들을 강제실종시키고 자의적으로 구금해온 것을 지적한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국군포로는 아직도 북한 땅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납북자와 억류 국민들의 가족은 수십년간 생사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다”며 “북한에 의해 강제로 송환되거나 실종된 탈북민들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피해자 가족들은 한국이 강제실종 협약 당사국으로서 자국민이 북한에 의해 강제실종된 사안에 대해 적극 대응하고 보호할 법적·정치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강제실종으로부터 모든 사람의 보호를 위한 국제협약(ICPPED) 당사국이 됐다. 협약 제1조는 강제실종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로 선언하고 있으며, 제24조는 피해자와 그 가족이 진실을 알 권리, 정의에 대한 권리, 배상받을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또 협약 제30조는 국가 당사국이 피해자 가족의 생사확인 요구에 응답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해자 가족들은 이재명 정부에 구체적인 해결책으로 대통령 직속 혹은 국무총리 산하에 ‘국군포로·납북·강제억류 국민 송환 전담 대책 부서’ 설치를 제안했다. 이를 통해 강제실종 피해자 문제를 국가 최우선으로 의제로 삼고, 대북정책의 핵심축으로써 북측에 ‘남북인권대화’ 정례화를 촉구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강제실종 문제를 유엔강제실종위원회에 정식 회부해 국제적 해결 경로를 모색하고, 피해자들의 심리적·사회적 고통을 치유하기 위한 체계적 지원책과 진실규명 및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즉각 착수할 것도 촉구했다.

이밖에 피해자 가족들은 2023년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 올해 4월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 7월 ASEAN 지역포럼 의장 성명 등에서 확인된 국제사회의 합의를 존중해 협력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에게는 23일 한·일 정상회담과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특별한 의지를 표명해 줄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일본 총리가 공개 석상에서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 의지를 나타내는 블루리본을 착용하는 것처럼 한국 납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의 상징인 물망초 배지를 착용해 국가적 책무와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들은 “강제실종은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도 진행 중인 범죄”라며 “대한민국 정부가 이 문제 해결을 회피하는 한 스스로 국민을 보호할 권리와 의무를 저버리는 것이며, 국제사회에서의 도덕적·법적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북한에 억류된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씨, 손명화 국군포로가족협의회 대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 이지윤 북한인권시민연합 이팀장,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 등이 참석해 각각 발언했다.

성명서에는 북한억류국민피해자가족, 국군포로가족회, 겨레얼통일연대, 북한인권증진센터, 북한인권시민연합,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북한정의연대,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북한인권, 북한인권민간단체협의회 등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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