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중지, 인권침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보 위협 등을 목표로 삼아 북한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외교적 불이익 등 다양한 압박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현재 유엔 등 국제사회 ‘다자제재’와 함께 한국, 미국, 일본 등 개별국가 차원의 ‘독자제재’가 병행 중이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지속적인 제재 회피 시도로 인해 점차 강화되었으며, 최근 대북제재의 적용 범위는 해양·과학기술, 디지털 신기술 분야 등 더욱 확대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무위원회는 당 군수공업부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에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까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 해상운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연말까지 해상운송 중심 통합 운용체계를 완성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7월 24일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의 해외 파견에 관여한 북한 회사와 개인 등을 새롭게 제재하기도 하였다.
유엔의 대북제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SC)는 유엔헌장(UN Charter) 제7장(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및 침략 행위에 관한 조치) 내용을 근거로 국제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강제조치 부과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안보리는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를 배경으로 WMD 개발 등에 대해 규탄하고 그와 관련한 지속적인 이행 방지를 위한 목적에 따라 안보리 결의(resolution)를 통해 회원국 대상으로 대북제재 이행을 요구한다. 안보리 대북제재는 결의 형식으로 부과, 해당 결의는 의장국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상정된 결의안에 대한 이사국 동의를 통해 채택된다. 신규 결의안 채택은 새로운 조항이 추가 또는 기존 제재 사항에 대한 유엔 회원국들의 의무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적용되며, 회원국들은 결의에 근거해 제재 대상 국가인 북한과의 수출입, 금융거래, 화물 검사, 해운, 인적교류, 네트워크 등 각종 제한을 한다.
안보리는 북한의 지속적인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 비핵화 합의 불이행에 대해 2006년 이후 현재까지 10여 건의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였다. 유엔 대북제재는 2006년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1718호 기점으로 본격화하였고, 1874호(2009), 2087호(2013), 2094호(2013), 2270호(2016), 2321호(2016) 등 단계별로 확대 및 강화되었다. 또 2017년에 4차례(2356호, 2371호, 2375호, 2397호) 대북제재를 부과했는데, 이는 기존 대북제재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되는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2270호(2016)에서 해상운송 제한, 금융/자산 동결, 항공연료 금수 등, 2321호(2016)에서 과학·기술협력 금지(의료 부문 제외), 해양·디지털 부문 규제, 광물·금속 수출 전면 차단, 2375호(2017)에서 정제유·원유 수출량 상한, 선박 해외 등록 금지, 해양 부문 환적 통제 강화, 2397호(2017)에서 해상 환적·유류 수입 추가 규제, 해양기술 장비·선박 거래 및 이전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UN 대북제재 위원회(Security Council Committee established pursuant to resolution 1718; 1718 위원회)는 안보리에 기반한 대북제재 집행·감독의 핵심기구로서 제재 대상 및 품목을 지정하고, 각국의 이행 상황을 점검, 위반 정보를 수집 및 보고하는 등 제재 전반에 걸쳐 실질적으로 조정과 통제를 담당한다. 1718 위원회는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응해 2006년 10월 14일 안보리 결의 1718호 채택과 함께 설립되어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전원 참여하는 표결 없는 동의(consensus)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동 위원회는 결의 1718호 및 후속 결의에 따른 무기·기술·자산·운송·금융·광물 등 대북제재에 대한 이행 실태 점검, 위반 정보 수집·분석·조치 권한을 보유한다. 지금까지 1718 위원회의 조사·분석·보고 등 주요 기능 지원을 2009~2024년 전문가 패널(Panel of Experts; PoE)이 맡아 왔으나, 2024년 4월 전문가 패널이 해체됨에 따라 공식 감시체계 약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동 위원회의 제재 항목 및 주요 사례로는 무기·기술 관련해 WMD, 미사일, 군민양용 품목, 과학기술, 해양·디지털기술 등 이전 금지, 운송·해운 부분에서 북한 선박 입항·등록·보험·해양조사 등 전면 금지, 환적 감시, 개인·단체 관련 제재 대상 인물, 기업, 선박 지정, 여행금지·자산동결 등이다. 한편, 1718 위원회는 북한 주민 대상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활동과 관련해 사안별로 대북제재 면제 신청을 받는 면제 제도를 운영해 왔다.
유엔 대북제재의 법적 근거
유엔 대북제재는 유엔헌장 제7장(평화에 대한 위협, 파기, 공격 행위에 대한 조치),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안보리 결의 등을 근거로 두고 있다. 첫째, 유엔헌장 제39조에서는 안보리에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침략행위 존재’의 3가지 요건 중 한 가지 이상의 존재 여부의 결정 권한 부여, 이러한 존재가 있는 경우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 및 회복을 위한 권고, 제41조 및 42조에 따라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의 결정 권한 부여를 규정한다. 안보리는 제41조에 따라 경제·통상·외교적 분야를 포함하는 비군사적 제재조치 가능, 안보리 제재 결의는 모든 유엔 회원국에 대해 법적 구속력 지니는데, 비군사적 제재조치에 관해 유엔헌장 제25조, 제10조, 제2조 제5항에 따라 모든 회원국으로 하여금 해당 조치 이행을 위한 법적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2016년 이후 대북제재는 ‘WMD 이전 통제’에서 ‘비군사적 제재 중 경제제재’ 중심으로 변화하였다.
둘째, NPT(1968년 채택 및 1970년 발효)는 유엔헌장에 따른 대북제재의 계기가 된 조약으로서 핵무기 확산 방지, 비보유국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않도록 하며, 핵에너지의 평화적 이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2006년 안보리는 북한의 NPT 탈퇴와 제1차 핵실험을 원인으로 결의 제1718호를 통해 대북제재를 부과하였고, 유엔헌장 제39조의 “평화에 대한 위협, 평화의 파괴 또는 침략행위에 관한 행동”에 관한 대응 조치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동 조약에 1992년 4월 10일 가입, 1993년 3월 12일 1차 탈퇴를 선언했으나, 협상을 통해 철회한 이후 2003년 1월 10일 2차 탈퇴를 선언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셋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는 조약이나 국제관습법과 같은 법원(法原)은 아니나, 대북제재 목적 달성을 위한 유엔의 직접적인 수단에 해당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안보리 결의는 제825호(1993)부터 시작되었으며, 825호와 1695호에서 안보리는 모든 회원국 대상으로 북한의 행동 변화 유도, 북한 핵 및 탄도미사일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물자 공급 경계 및 예방을 요구하였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NPT 탈퇴 후, 2006년 1차 핵실험 제재조치 1718호부터 시작된 것이다.
유엔 대북제재 주요 결의: 해양·과학기술 및 디지털 신기술 분야
제2270호(2016)는 해양·과학기술 관련 북한 유입의 본질적 차단을 포함해 제23조에서 각국의 모든 선박·항공기 화물 검색 및 제재 이행을 강제하였다. 해양수산분야를 특정해 제재를 부과, 북한과 관련된 해상운송 활동을 감시하고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검색할 수 있는 권한을 회원국 대상에 부여한 것이다. 제24조에 따라 북한 선박의 자국 항구 입항 금지, 북한 선박이 불법 활동에 연루될 시 이를 억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제26조는 북한의 해상 불법 환적 활동 감시, 이를 차단하는 조치 취해야 할 의무 부여를 명시하였다.
제2321호(2016)는 해양과학기술 협력 금지, 북한 선박 및 해운서비스 전면 차단, 이중용도와 신기술 등 과학기술 전 분야에서의 협력·이전·수출 및 인력교류 금지, IT/디지털 부문도 광범위하게 원천 차단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2016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기존 대북제재의 틈새를 보완, 해양·과학기술 및 디지털 신기술 분야를 포함한 여러 전략적 분야에서 제재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선박과 해운·해양 관련 제재, 검색·차단·환적 감시 강화, 북한과의 모든 과학기술 협력 금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제2375호(2017)는 공해상 모든 선박 간 환적 금지, 북한 선박·해양서비스 전방위 제재, 편의치적 선박 근절 등 해상 전략자산 유입 통로 획기적 봉쇄, 합작 및 협력사업 전면 금지, 기존 결의 기반 이중용도·첨단기술 협력 차단의 원칙 유지를 통해 IT·소프트웨어·정보통신 분야의 대북 협력이 사실상 전면 차단되었다. 2375호는 2270호, 2321호 등 기존 결의에서 포괄적으로 규정된 해양·과학기술·신기술 분야 제재 및 협력금지 조치 강화, 관련 분야의 모든 기술·장비·인력·서비스의 대북 유입을 강력히 차단하는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유엔 대북제재의 최근 동향
유엔 안보리 결의는 의장국이 회원국을 소집한 회의에서 상정된 결의안이 이사국들의 동의를 얻어 채택되며, 제재 결의는 통상 5개 상임이사국(P5) 중 한 국가가 결의한 초안을 작성하여 기타 4개 상임이사국과 협의 후 10개 비상임이사국에 회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 대북제재에 대해 ‘조건부 단서 조항’을 제시하면서 소극적인 형태로 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21~2023년 안보리는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위해 12번의 회의를 개최하였으나,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및 거부권 행사로 성과 도출에 실패하였다.
안보리는 결의 1718호에 따라 대북제재위원회(1718 위원회) 설치 후, 제1874호에 근거해 전문가 패널(PoE)을 구성하여 제재 이행을 감독해 왔으나, 2024년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 표결 당시 러시아의 거부권, 중국은 기권 행사로 4월 30일 전문가 패널 활동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ultilateral Sanctions Monitoring Team; MSMT)’ 결성 후 제재 집행을 지속 중이다. 전문가 패널은 회원국들의 이행보고서를 검토하고 현장을 조사하는 등 제재 이행 상황을 모니터링 및 권고사항을 제시해 왔다. 지난해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 표결 앞두고 러시아가 대북제재 효력을 매년 갱신하는 내용의 ‘일몰조항(Sunset Clause)’을 결의안에 추가할 것을 요구하자, 러시아·중국을 제외한 다수의 이사국은 전문가 패널을 포기하게 되더라도 대북제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표결을 강행한 것이다.
해양·과학기술 및 디지털 신기술 분야 관련 최근 대북제재의 주요 동향으로 첨단 위성감시기술 활용, 선박 트래킹 데이터 조작, 선적지 허위 명시 등 최신 회피기법 등 관련 감시 중이며, 북한의 해커 집단, 가상자산 도난 등 사이버 보안 위협 극대화, 이에 대한 신규 개인․기업 제재 확대 등이 포함된다. 한국, 미국, EU의 대규모 불법 환적 선박 신규 지정, 유엔 명의 공동 대응과 함께 유엔 차원에서는 사이버 금융범죄 대응과 미국·한국·EU 3국 간 협조 채널 주도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신기술 분야를 활용한 새로운 제재 회피 수법 등장에 따른 국가별 독자 대응을 병행 중이다.
향후 과제
해양·과학기술은 단순 운송 인프라를 넘어 전략 제재 대상의 핵심 수단으로서 북한의 해상운송 중심으로의 체계 변화는 제재 회피 시도의 일환이자, 감시·제재 강화 관련 목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오늘날 대북제재 핵심 전장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신기술 분야는 무형의 IT 노동, 가상자산, 신기술 등 기존 대북제재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최근 유엔의 대북제재 관련해 독립적인 이행감시·보고 등 제재 집행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유엔의 대북제재는 국제적 명분과 법적 구속력 측면에서 여전히 대북제재 관련해 핵심 기능을 담당하는 동시에 국제사회의 명확한 합의에 따라 해양·과학기술 및 디지털 신기술 분야 등 핵심 분야를 포괄하여 북한의 전략적 역량 확장에 있어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북제재 회피 관련한 감시를 위한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 등 대체·보완 플랫폼의 상시화, 유엔 회원국 간 기술협력, 정보 공유, 법 집행 공조 등을 통한 실행력 유지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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