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안전성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사상적으로 깊숙이 뿌리 내리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 주민 동향 감시 강화에 관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에 “사회안전성은 올해 3월 헌법 개정으로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주민 사상적으로도 완전히 안착시키기 위해 1일부터 모든 인민반들을 대상으로 주 1회 인민반 회의를 의무화하고 주민들의 이상 발언과 동향을 샅샅이 장악해 담당 안전기관에 서면으로 제출할 데 대한 전격적인 지시문을 하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지시는 한국이 ‘불변의 주적’이자 ‘외국’으로 재편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내부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인민반장이 책임지고 주민들의 이상 발언, 행동, 심지어 속에 품고 있는 생각까지 장악해 해당 분주소(파출소)에 보고하도록 규정했다.
핵심은 인민반장들이 무조건 주 1회 이상 인민반 회의를 조직하도록 강제한 것이다. 인민반 회의의 표면적인 목적은 국가 정책 관철이지만, 핵심 알맹이는 일상생활에서 통일, 민족, 동포, 남북 교류 시절 등 과거의 개념을 입에 올리거나 국가의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 조금이라도 의문을 품는 듯한 주민들의 이상 발언과 의심스러운 행동을 잡아내는 데 있다.
특히 사회안전성은 이번 장악 사업에서 ‘단 한 명도 누락시키지 말라’는 단호한 원칙을 세우고, 말과 행동뿐만 아니라 평상시 기류를 통해 ‘생각의 동향’까지 포착해 구체적인 정황을 서면으로 작성하도록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인민반장이 작성한 주간 동향 보고서는 매주 지정된 요일에 담당 안전원에게 직접 제출돼야 하며, 만약 관내에서 문제 발언이나 사상적 탈선이 사후에 적발될 경우 인민반장에게 연대 책임을 묻겠다는 서슬 퍼런 경고까지 덧붙여졌다.
소식통은 “이 같은 촘촘한 감시망이 1일부터 전격 가동된다는 소식에 평성시와 문덕군, 평원군 일대의 주민들과 인민반장들 사이에서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당혹감이 동시에 감돌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인민반장들은 “말 한마디 잘못했다고 이웃을 고발해야 하며 고발하지 않는다면 내가 걸려들 판”이라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이제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입을 꾹 닫고 살아야 한다”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안전원들조차 “사람 속을 무슨 수로 다 들여다보고 서면으로 써내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위에서 내리 먹인 지시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인민반이라는 최말단 조직에 주민들의 생각까지 장악하라고 다그치는 배경에는 헌법 개정을 통해 통일 개념을 완전히 지웠음에도 불구하고 수십 년간 뇌리에 박힌 ‘남북은 한민족’이라는 인식을 단기간에 뿌리 뽑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과거의 흔적을 지우는 행정적·제도적 작업은 마무리됐으나, 주민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상적 잔재까지 완벽하게 소거해야만 ‘적대적 두 국가’라는 새로운 노선의 정착이 완성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지시로 인해 이웃 간 불신은 더욱 심화하고, 장마당이나 직장 등 일상적 공간에서의 사적 소통은 사실상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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