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없이 ‘내국인 선택형 관광’…원산갈마 선전용 연출도

외화 결제 가능한 주민 대상으로 운영 중…추천 없이는 접근도 어려워 일반 주민들에겐 '그림의 떡'

2025년 7월 24일 노동신문 기사 사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볼수록 멋있고 희한하다”며 “꿈을 꾸는것 같다”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반응을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이달 1일부터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이곳은 ‘외화 결제가 가능한 내국인’을 대상으로 고급 옵션 선택형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29일 “갈마관광지구는 외국인 전용 구역과 내국인 구역으로 철저히 나뉘어 설계돼 원래 외국인은 외국인끼리, 조선(북한)사람은 조선사람끼리 따로 놀게 돼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은 외국인이 없어 외국인 전용 구역을 주민들에게 개방한 상태”라고 전했다.

강원도 인민위원회 내부 행정 지침에 따르면 이번 외국인 전용 구역 개방은 일시적인 것으로, 향후 외국인 관광객 수용이 재개되면 북한 주민은 그 즉시 외국인 전용 구역에서 퇴출당한다. 외국인과 내국인의 직접 접촉이 철저히 차단된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 주민들에게 외국인 전용 구역을 개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어디까지나 외화벌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한시적 혜택’에 불과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이런 외국인 전용 구역은 객실 이용 요금 등 모든 면에서 내국인 구역보다 가격이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적으로 관광지에서 식사하고 물놀이를 즐기려면 모두 별도의 비용이 부과되는데, 외국인 전용 구역은 이용료가 더 비싸다 보니 그만큼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주민들만이 외국인 전용 구역에서 선택적으로 관광을 즐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평민들에겐 그야말로 그림 속의 떡”이라며 “배 나온 간부들이나 평양 사람들, 돈주들이나 진짜 휴양하러 가지 일반 주민들은 행사나 작업 동원으로나 가보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볼수록 멋있고 희한하다”며 “꿈을 꾸는것 같다”고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반응을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개인적 관광은 사실상 불가그것도 돈 있어야 누려

그에 따르면 현재 이곳 관광은 기관·단체 등 조직적으로만 허용되고 있으며, 개인적인 관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강원도 소식통은 “이곳은 ‘새로 건설된 국가 중요 최고급 관광 시설’로 개인 여행은 국가적으로도 승인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조직을 통해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돈을 낸 경우엔 사실상 허용해주는 분위기”라고 했다.

평양 소식통도 “조직적인 추천이나 기획형 관광이 아닌 일반 주민 개개인의 자유 의지에 따른 관광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그래서 이곳을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은 혁신자, 공로자 등 당이 인정한 사람들이거나 간부, 돈주 등 특권 계층에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소식통은 이달 초 당 조직의 추천을 받아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다녀온 한 영웅 가족의 사례를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가족은 흔치 않은 기회를 얻게 돼 기쁜 마음으로 나섰지만, 실상은 ‘돈이 있어야 가능한 휴양’이어서 돌아오는 길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고 토로했다. 식당에 한 번 들어가면 10달러는 금방이고 수상스키 같은 것도 한 번 타는데 2달러씩 들어,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느꼈다는 것이다.

더욱이 같은 영웅 가족이라도 형편이 어려운 이들은 추천조차 받지 못했다는 후문도 돌아 더욱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고 한다.

2025.7.24 노동신문. 원산갈마해안관광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월 24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볼수록 멋있고 희한하다”며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반응을 선전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행복’, ‘웃음’, ‘낭만선전하는데 실상은 의도된 연출

무엇보다 북한은 관광 온 주민들을 선전용 장면 연출에 동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양 소식통은 “명사십리를 다녀온 영웅 가족의 말에 의하면 옷차림과 외모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며 “이는 선전용 영상 촬영을 염두에 둔 지시”라고 말했다.

강원도 소식통 역시 “이달 중순쯤 단체로 다녀온 사람들 속에서 ‘지금 뛰어나가라’, ‘이제 손 흔들라’, ‘박수치며 웃으라’ 등 지시에 따라 움직여 휴양이 아니라 영화 촬영 나온 줄 알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는데, 이게 지금 이랬다더라 하는 식으로 소문으로 쫙 퍼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주민들의 모습을 관영매체를 통해 지속 내보내면서 “ 즐거운 분위기가 곳곳에 넘쳤고 행복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웃음과 낭만의 장관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는 등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주민 동원을 통한 의도적인 연출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이야기다.

한편,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장 이후 원산 시내의 물, 전기 공급 사정이 다소 악화했다고 한다.

강원도 소식통은 “물은 공급 주기가 기존보다 늘어나 2~3일에 한 번꼴로 나오고 있고, 가정용 전기 공급도 이전보다 덜하면 덜했지 더 공급되는 것은 없다”며 “그런데 관광지는 가로등이 밤에도 훤히 켜져 있어 관광지 공급을 우선하고 있다는 말이 원산시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