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내기 상황에 대해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랜샛-8호 및 9호 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이용해서 살펴봤다. 2025년과 2024년 6월 초 비슷한 시기에 촬영된 위성자료를 분석했고, 지난해와 올해 진행 실태를 상호 비교했다. 올봄 북한에는 저수지 수면적이 전년보다 줄고, 지난 5월 11일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리에서는 첫 모내기가 지난해에 비해 더디게 진척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올해 북한 모내기 상황에 대해 6곳의 표본지를 대상으로 위성자료를 분석한 결과, 6월 초 기준 70.1%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70.4%)보다는 약간 부족하지만, 비슷한 수준에서 진척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내기가 진행되지 않은 논은 밀보리를 심은 이모작 지대가 다수 포함된 걸로 파악된다. 올봄 북한 논농사는 시작이 지난해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재·비료 부족 여전
그렇다면 실제 북한 주민들의 내부 평가는 어떨까. 올해 봄 모내기에서도 기계화나 자재 보급 면에서 구조적 한계가 반복됐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 재령군과 평안남도 숙천군 등 중서부 주요 곡창지대에서는 5월 초부터 모내기를 본격화했다. 재령군은 냉해와 박막 피해로 모내기 시작이 예년보다 4~5일 늦었고, 숙천군은 전국 동원령(5월 12일)에 맞춰 모내기를 추진했다.
숙천군은 교시 농장이 많은 탓에 기계 모내기 비율이 60%에 달했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한다. 실제로 재령군에서는 전체 논의 약 15%만 이앙기를 활용해 모내기했는데, 당시 현장에서는 “기계는 있어도 기름이 없다”는 말이 나돌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부품 공급과 연료 확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결국 사람이 직접 모를 심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비료 공급도 여전히 부족했다. 숙천군의 경우 국가 공급분은 10%에도 못 미쳤고, 재령군 역시 대부분의 농장이 자체 조달을 강요받았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농장에서 인분과 퇴비, 수입산 중국 비료를 간신히 충당했지만, 일부 농장원들 사이에서는 “돌덩이 같은 비료”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봄 기상은 대체로 모내기에 우호적이었으나 초기 가뭄과 물 대기 부족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또 볏모의 생장이 고르지 않아 ‘모살이’(사름)를 제때 끝내지 못한 곳도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 농장은 6월 말까지 모내기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남포시 강서구역 일원 모내기

이와 같은 분위기는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감지된다. 우선 남포시 강서구역 컬러 위성사진에서 물 댄 논은 짙은 청색을 띠고, 마른 논은 짙은 회색의 어두운 색상으로 나타났다. 북한 곡창지대에 속하는 남포특별시 강서구역 일원의 모내기 상황을 살펴본 결과는 아래 표 1을 보면, 올해 6월 4일 기준 554.8ha 모내기가 진행되어 54% 진척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2024년 6월 1일에는 64%로 모내기가 진행됐고, 지난해에 비하면 올해는 약 10%가 뒤처진 것으로 파악된다.
표1. 남포특별시 강서구역 일원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554.8ha(54.0%) | 473.2ha(46.0%) |
2024.06.01. | 626ha(64.0%) | 352.1ha(36.0%) |
차 이 | -71.1ha(-10.0%)↓ |
위성자료를 이용한 모내기 분석에는 수역지수(NDWI; Normalized Difference Wetness Index) 기법(McFeeters, 1996)을 적용했다. 위성자료의 파장 대역별 밴드는 녹색(Green)과 근적외선(NIR) 조합을 이용했고, (Green-NIR)/(Green+NIR)의 공식을 사용했다.
◆평양시 순안공항 일대 모내기

평양직할시 순안공항 일대 모내기는 올해 6월 4일 기준, 55.3%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아래 표2에서 보듯이 2024년 모내기 56.4%와 비슷한 진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5월 말을 넘긴 시점에서도 이곳 일대 논 44.7%에서 모내기를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2. 평양직할시 순안공항 일대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674.7ha(55.3%) | 544.7ha(44.7%) |
2024.06.01. | 890.7ha(56.4%) | 687.8ha(43.6%) |
차 이 | -216.0ha(-1.1%)↓ |
◆황남 안악군, 황북 사리원시 일원 모내기

황해남도 안악군 일원 논 지역을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결과는 아래 표 3과 같이 올해 6월 4일 75.1%의 모내기 진도를 보였고, 2024년에는 67%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 비해 8.1%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표3. 황해남도 안악군 일원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4323.3ha(75.1%) | 1437.2ha(24.9%) |
2024.06.01. | 3892.7ha(67.0%) | 1917.8ha(33.0%) |
차 이 | 430.6ha(8.1%)↑ |
황해북도 사리원시 일원에서는 올해 6월 초 66.3%의 모내기 진도를 보였는데, 2024년의 88.1%보다는 진도가 21.9%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표4. 황해북도 사리원시 일원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2319ha(66.3%) | 1181ha(33.7%) |
2024.06.01. | 3084.8ha(88.1%) | 415.3ha(11.9%) |
차 이 | -765.7ha(-21.9%)↓ |
◆평남 평안군, 평북 정주시 일원 모내기

한편, 평안남도 안악군과 평안북도 정주시 일원 모내기는 6월 초 70.7%와 75.1%씩 진행됐고, 이에 비해 2024년에는 69%와 68.4% 진행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평안남도 평원군은 1.8%, 평안북도 정주시는 6.8%씩 각기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표5. 평안남도 평원군 일원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3211.9ha(70.7%) | 1329.8ha(29.3%) |
2024.06.01. | 3063.1ha(69%) | 1378.6ha(31%) |
차 이 | 148.8ha(1.8%)↑ |
표6. 평안북도 정주시 일원 모내기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2635.2ha(75.1%) | 872.7ha(24.9%) |
2024.06.01. | 2397.9ha(68.4%) | 1110.1ha(31.6%) |
차 이 | 237.3ha(6.8%)↑ |
◆2025년 모내기 분석 종합 (6월 4일 기준)
2025년 북한 모내기 실태를 6월 4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기준으로 북한 전역 6곳의 표준지를 대상으로 분석했고, 아래 표 7에 결과를 종합하여 통계자료를 수치로 정리했다. 표본지 6곳에서 1만 3179ha의 모내기가 진행됐고, 논 면적의 70.1%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6월 1일 모내기 70.4%와 비교하면 올해는 0.3%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표7. 2025년 북한 모내기 종합(표본지 6곳) | ||
위성사진 촬영 | 모낸 논 | 마른 논 |
2025.06.04. | 1만 3178.9ha(70.1%) | 5838.7ha(29.9%) |
2024.06.01. | 1만 3955ha(70.4%) | 5861.6ha(29.6%) |
차 이 | -236.1ha(-0.3%)↓ |
지역별로 모내기 상황을 살펴보면, 황해북도가 88.1%로 가장 앞섰으며, 이어서 평안남도(69.0%), 평안북도(68.4%) 순이었고, 진도가 느리고 모내기가 저조한 지역은 평양직할시(56.4%), 남포특별시(64.0%) 순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모내기는 통상 5월 말이나 6월 초면 끝이 난다. 모내기가 마무리되지 않은 논은 밀보리를 심은 이모작 지대가 아직 남은 것으로 판단된다.
벼 모내기를 기준으로 올해 북한 논농사를 전망해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더딘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2월 우리 농촌진흥청에서는 북한의 2024년 전체 곡물생산량이 2023년보다 4만 톤 감소한 478만 톤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올해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걸로 예상되며, 북한의 만성적 식량난은 국제사회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여전히 지속될 것으로 흐리게 전망된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수확량 기대는 ‘낮음’이다. 생산 전망에 대해 재령군 내부에서는 “날씨만 받쳐주면 작년 수준 유지”라며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숙천군에서는 “아직은 가늠할 수 없다”며 보다 신중한 모습이다. 일반 주민들은 벼 수확량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 쌀값이 더 이상 오르지 않기만을 바란다는 분위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