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연서 군인-사민 간 격한 패싸움으로 3명 사망…대충격

함께 술 마시다 감정 격해지면서 곧장 육탄전으로 이어져…소년단원들과 주민들 다수가 현장 목격

김정은 삼지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사진으로 공개한 삼지연시 전경. /사진=노동신문·뉴스1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군인과 사민 간 패싸움으로 3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19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사건은 조선소년단 창립절인 지난 6일 밤 10시경 삼지연시 농촌 살림집 지구 식수공사장 인근 공터에서 발생했다.

식수공사장에 동원된 군인 건설자 3명과 사민 돌격대원 9명이 함께 술을 마시다 싸움이 붙었는데, 이것이 격한 패싸움으로 이어지면서 군인 2명과 사민 1명 등 3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로 인해 삼지연시 주민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당일 오후 사민 돌격대원들이 민가에서 밀주를 구입해 군인 건설자들과 함께 나눠 마시던 중 군인 1명이 ‘노동은 우리가 다 하고 너희는 구경만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감정이 격해져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다가 곧바로 육탄전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술을 마시고 다소 흥분된 상태에서 닥치는 대로 주변에 널브러진 곡괭이, 삽, 돌멩이 등을 손에 잡아들어 휘둘렀고, 한 시간 넘게 이어진 격한 싸움에 결국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당시 소년단 행사를 끝내고 귀가하던 소년단원들과 주민 수십 명이 이 현장을 그대로 목격했는데, 목격자들은 “군인과 돌격대원들이 피투성이가 돼 육탄전을 벌이는 모습은 조국해방전쟁(6·25전쟁) 전투의 한 장면 같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싸움을 목격한 주민들이 근처 1호 도로 초소 호위국 근무 성원들에게 알려 이들이 부대에 전화를 걸었고, 이후 호위국 무장 인원 20여 명이 내려와 패싸움하던 군인 건설자들과 사민 돌격대원들을 제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호위국에서 제압하는 중에도 서로 달려드는 가운데 주민들의 신고를 받은 삼지연시 안전부 안전원들이 나타났으며, 건설장 동원 군부대의 보위부도 나와서 상황을 수습했다”고 덧붙였다.

패싸움을 벌인 이들은 전원 체포됐고, 각각 시(市) 안전부와 군(軍) 보위부에 격리 구금 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삼지연시 당위원회와 군부대 당위원회에도 직보됐고, 이로써 합동 비상 간부회의가 소집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시당은 혁명의 성지인 삼지연시의 품위를 훼손하고, 6·6절(조선소년단 창립절) 당일 아이들이 보는 가운데 개싸움을 벌인 유례없는 사건이라고 지적했고, 누가 술을 제공했느냐의 문제도 따지고 들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군민(軍民) 혼재 인원 통제 실패와 공공장소 음주 방조 등 관리 부재가 복합적으로 드러난 사건으로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당은 사민 돌격대 운영 체계 전면 재점검에 들어갔고 군부대 당위원회와 함께 군민관계 훼손에 따른 불신 해소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