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6월 하순 전원회의를 앞두고 ‘당결정 관철을 위한 전민 총동원’을 독려하는 가운데,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정치학습에 노력 동원까지 이어지면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14일 염주군에서는 ‘당 전원회의를 자랑찬 성과로 맞이하자’는 내용의 여맹 정치학습이 진행됐고, 이후 곧바로 건설장 노력 동원이 조직돼 여맹원들 속에서 불만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치학습에서는 여맹원들도 당 지방발전 정책의 방대한 계획 수행에 한몫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는데, 단순히 역할을 주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방공업공장 건설장과 원료기지를 비롯한 각종 대상 건설지 노력 동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요구하자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소식통은 “정치학습 마무리에 지구별로 날짜를 정해 3일씩 지방공업공장 건설장과 원료기지로 동원 나가라는 지시가 내려졌는데 정치학습만으로도 모자라 노력 동원까지 요구하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말했다.
도로 청소부터 마을 꾸리기, 농촌 동원, 각종 폐자재 수집, 물자 지원에 가정의 생계까지 여성들이 도맡고 있다 보니 이번 건설장 노력 동원 지시에 분노를 터뜨리는 여맹원들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정치학습에 참여한 여맹원들은 “나라가 하지 못하는 가장 힘든 일을 우리 여성들이 전부 다 대신하고 있는데, 한몫해야 한다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도 버거운데 포치(지시)가 없는 날을 찾아보기가 힘들다”며 날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여맹원들은 최근 농촌 지원 총동원으로 장사 활동도 제대로 못 해 생활이 빠듯한 상태에서 또다시 동원 지시가 내려진 데 대해 “당장 생활비가 바닥인데 또 무슨 동원이냐”며 생활고를 토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이번 여맹 정치학습에서는 “6월 전원회의에서 총비서 동지(김정은 국무위원장)께 자랑찬 보고를 드릴 수 있도록 모두가 떨쳐나 그분의 짐을 덜어드리자”라는 언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여맹원들은 뒤돌아서 “그 짐을 대신 지고 있는 게 우리인데 제발 그 자랑찬 보고 좀 그만 올리면 안 되나”, “결국 떠받들리는 사람은 따로 있고, 우리는 끝도 없는 희생과 헌신만 요구 당한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매년 20개 시·군에 10년 간 현대적인 지방공업공장을 건설해 지방 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지방발전 20×10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염주군을 비롯해 룡강군·신양군·곡산군·정평군·신포시·대관군·랑림군·세포군·황주군·북창군·배천군·장강군·철원군·길주군·강동군·장연군·부령군·김정숙군·개성시 개풍구역 등에서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