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 발치 시술받은 뒤 사망…주민사회 의료 불신 확산

열악한 의료 환경, 의료진 전문성 문제 다시금 수면 위로…"병원은 목숨 걸고 가야 하는 위험한 곳"

류경치과병원.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서광’ 홈페이지 화면캡처

최근 북한 평안남도 순천시 병원에서 발치 시술을 받은 40대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다시금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9일 순천시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김모 씨(가명)가 시(市) 병원에서 발치 시술을 받고 귀가한 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다가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김 씨는 2년 전부터 겪어온 치통이 심해져 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시 병원은 진통제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는 김 씨에게 발치 시술을 권유했고, 김 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마취 후 발치 시술을 받고 곧장 귀가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결국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는 전언이다.

김 씨의 사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시술 중 신경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빨(치아)을 뽑는 과정에서 신경을 다친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지만, 병원 밖에서 숨졌기 때문에 그것이 사망 원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건은 북한의 열악한 의료 환경, 의료 인력의 전문성 문제를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시 병원에조차 의료 장비가 부족해 치과에서는 엑스레이(X-ray)나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통한 정밀 검사 없이 구강 내시경만으로 상태를 보고 진단을 내리고, 의사들은 환자가 찾아오면 대체로 발치를 권하는 식으로 치료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이 의료 사고 가능성을 높이고 주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세 식구의 가장이었던 김 씨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유족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아내는 남편이 사망하자 ‘이빨 뽑았다고 죽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오열했고, 지금도 눈물로 하루하루를 지새우고 있다. 부모 역시 하루아침에 건강하던 아들을 잃은 슬픔에 몸져누운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김 씨의 사망 소식은 순천시에 다 퍼져 주민들 속에서 병원과 의사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실력보다는 돈이나 권력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가 되는 현실이 이런 비극을 낳았다면서 분개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주민 반응은 북한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비전문적이고 무책임한 의료진들에 대한 회의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병원에 대한 믿음이 원래도 많지 않은데 이런 일까지 발생하니 주민들은 ‘병원은 목숨 걸고 가야 하는 위험한 곳이다’, ‘누가 병원을 찾겠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특히 치과는 집에서 치료하는 개인 의사들이 거의 없어 아프면 별수 없이 병원에 가야 해 주민들 속에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