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도 넘은 재산권 침해…개성시 곳곳서 南버스 운행

북한이 개성시와 개성공단에서 남한 버스를 2016년 2월 공단 폐쇄 이후에도 지속 무단 운행해 온 모습이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통해서 시내 여러 곳에서 포착됐다. 개성공단-개성시 간 7㎞ 구간에 남한 버스가 인력 통근용으로 활용되는 것은 물론이고 개성역, 관공서, 경기장 등 시내 여러 곳을 운행하는 주민 교통수단으로 사용돼 온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남한 버스가 개성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방으로 반출, 운행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한편, 개성공단에서 시설 일부가 지붕과 벽체에 구멍이 뚫리고 무너져 내리는 등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이 시설 인테리어 설비 등 내장재를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기 위해서 부분적으로 뜯어 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개성공단-개성시 간 남한 버스 운행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 이후에도 개성시와 공단 간 7㎞ 구간에서 남한 버스를 지속 무단 운행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구글어스

2016년 2월 북한의 연이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여파로 개성공단이 전면 가동을 멈췄고, 결국 폐쇄됐다. 이후에도 북한이 아랑곳없이 남한 버스를 공단 통근용으로 무단 운행하고, 개성 시내 거리 곳곳에서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용해 온 것이 고해상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최근에도 남한 버스 여러 대가 개성공단 거리를 주행하는 모습이 3월 8일 위성사진에서 식별된다.

남한 버스는 색상이 하늘색의 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육안으로도 구별이 용이해서 개성 시내 곳곳을 누비는 모습을 위성사진에서 특징적으로 쉽게 찾아낼 수 있다. 버스의 폭은 2.3m이고, 길이는 10.3m이다. 개성공단 너른 부지(4만㎡)에 남한 버스 집결지가 있고, 개성 시내에도 2곳에 공터가 있어서 남한 버스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성시 버스 주차장 2

북한이 개성시 중심가 넓은 공터 2곳을 남한 버스 전용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늘색 특징의 남한 버스는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사진=구글어스

개성 시내 넓은 공터에 북한이 남한 버스 전용으로 사용하는 주차장이 2곳 있다. 위성사진을 살펴보면, 주차장 한 곳 부지(5700㎡)에는 하늘색이 주를 이루는 남한 버스가 2020년 9월 18일 21대에서 2024년 2월 1일 60대까지 늘었다가, 최근 3월 8일에는 30대가 주차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주차장에서는 2023년 4월 21일 2대에서 2024년 2월 10일 12대, 최근 3월 8일에는 13대가 주차된 모습이 식별된다. 개성 시내에서 남한 버스가 거리 곳곳을 누비는 전용 교통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 시내 남한 버스 운행

개성 시내에서 주요 교통수단으로 하늘색 특징의 남한 버스가 골목과 거리 곳곳을 누비며 돌아다니고 있다. /사진=구글어스

개성 시내에서 남한 버스가 도로를 주행하거나 골목과 거리에 주정차된 모습이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최근 위성사진에서 개성역과 개성시 인민위원회 주변에 남한 버스가 좁은 골목길이나 공터에 서 있고, 개성청년경기장을 돌아서 지나는 모습이 식별된다. 버스 주변이나 길거리에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것도 작은 까만 점들의 모습으로 식별된다.

남한 버스가 개성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방을 돌아다니는 모습은 아직 포착되지 않는다. 남한 자산 버스를 북한이 다른 지방까지 반출해서 빼돌려 운행하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개성공단 내 남한 버스 운행

개성공단 북쪽 출입구 밖 공터에 남한 버스 2대가 서 있고, 20여 명 인원이 몰려 있다. 공단 내에서도 길거리와 골목에 하늘색 남한 버스가 지나다니는 모습이 식별된다. /사진=구글어스

개성공단에서 북한이 남한 버스를 무단 운행하는 모습이 지속 포착된다. 3월 8일 위성사진에서 공단 북쪽 출입구 밖 공터에 남한 버스 2대가 서 있으며, 승하차하는 인원 20여 명도 함께 식별된다. 북한이 공단에서 개성시 사이 7㎞ 구간을 남한 버스를 이용해서 근로자를 실어 나르는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거리에서 운행 중인 버스 2대도 식별된다. 기술교육센터 건물 오른쪽 동원F&B 부지에는 청록색 건물 1동이 서 있는데, 공단 폐쇄 이후 북한이 새로 지은 것이다.

한편, 기술교육센터 앞 부지에 고려인삼으로 유명한 개성 인삼을 재배하는 밭(4000㎡)이 보인다. 북한 인삼밭은 햇빛을 가리는 차광막이 남한과 달리 검은색이 아니고 옅은 갈색이다. 그늘을 만들기 위해 남한에서는 검은 비닐로 낮게 지붕을 만들어 씌워주지만, 북한에서는 비닐이 구하기 어렵고 귀해서 대신 볏짚을 엮어서 인삼밭 차광막으로 사용한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지원 건물 훼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지원 건물의 지붕과 벽체가 훼손돼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 내 시설의 인테리어 설비 등 내장재를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려고 뜯어 내가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구글어스

개성공단 내에서 시설의 지붕과 벽체에 구멍이 뚫리고 무너지는 등 일부가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2020년 6월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무단 폭파한 이래 개성공단종합지원센터(15층)는 그대로 존치돼 남아 있다. 반면, 15층 건물 옆 부속 지원 건물은 지붕과 벽체가 뜯겨 나간 모습이 최근 위성사진에서 식별됐다. 시설이 철거되는 것은 아니고, 만성 자재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건물 내장재를 다른 용도로 재활용하기 위해 뜯어내 반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물은 벽체와 지붕이 사라지고, 종내에 뼈대구조만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4층짜리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는 2020년 폭파 이후 철거되고, 바닥에 일부 잔해가 남아서 흔적만을 보여준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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