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작년에 실시했어야 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여태껏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 설명이 없어 주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문과 추측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24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미실시에 관한 데일리NK의 질문에 “사람들 반응은 수군대거나 아무 관심 없거나 반반”이라면서 “수군대는 사람 사이에서는 올해 당 창건 80돐(돌)이 되는 해이다 보니 대단한 사업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일부 사람들은 기존 대의원과 새로운 대의원 전체 명단이 (중앙에) 올라가 검토 중이라고 보고 있다”며 “간부(대의원) 교체 바람 때문에 선거도 미뤄지고 있다는 둥 여러 이야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헌법상 국가의 최고 주권 기관으로 규정돼 있으며 조선노동당의 결정 사항을 입법해 제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는 5년 주기로 실시되는데, 가장 최근에 치러진 선거는 2019년이었다. 따라서 2024년에 차기 선거가 열려야 했으나 북한 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이를 실시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당국이 대의원 선거가 치러지지 않고 있는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으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소식통은 “일부 간부들은 올해 10월 10일 전후에 선거를 해야 새 대의원, 더 든든해진 주권 기관이 당 창건 80돐을 대축전의 장으로 함께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면서 “그러려면 상반기, 적어도 6월 중에는 (선거 준비가) 마무리돼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올해 선거가 진행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선거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별을 위한 준비 작업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당, 내각, 법, 군 기관에서 각각 올해 9월 말까지 분야별 50~60대 간부의 실력 평가와 자료 선별을 마무리하라는 지시가 있어 이것이 새로운 대의원 구성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다”며 “새로운 대의원 구성은 세대 교체와 함께 실력 중심으로 되지 않겠냐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북한 내부는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올해 당과 국가의 정치 일정 초점은 조선노동당 창건 80돐에 맞춰져 있고 이와 맞물려 모든 준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당 창건일 행사가 대의원 선거나 최고인민회의 소집보다 더 중요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간부들은 올해 10월과 9차 당대회를 앞둔 올해 말을 당과 국가, 군대, 인민, 사회의 모든 것을 되새기고 재설정하는 조선노동당의 역사에서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해로 생각한다”며 “중앙으로부터 선전선동과 조직 사상에 대한 강력한 지시가 내려와 전방위적으로 강하게 이행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