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일부 군수공장들이 현재 24시간 비상 가동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서는 북한 내에서조차 대(對)러시아 무기 수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평안북도와 자강도 일부 군수공장들이 일제히 교대 근무를 편성하는 등 24시간 비상 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본보는 평안남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2일 평안남도 내 주요 군수공장에 당 창건 80주년과 9차 당대회를 맞으며 국방 부문 5대 과업을 빠르게 달성할 데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1호 방침이 하달됐다고 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주요 군수공장들에 ‘1호 방침’ 하달…무슨 내용인가 보니)
해당 지시 이후 군수공장들에서 24시간 비상 가동 체제 돌입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으며, 기존에도 활발하게 가동됐던 평안북도와 자강도 등의 일부 군수공장들은 현재 24시간 가동 체제에 돌입했다.
중앙에서 관련 지시가 하달된 즉시 24시간 비상 가동 체제에 돌입한 공장들은 대부분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로켓포)를 생산하는 공장들로 알려졌다.
취재 결과, 현재 군수공장들이 집중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무기 목록에는 122㎜, 240㎜, 600㎜ 방사포 등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여러 구경의 포탄이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무기들은 러시아에 공급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거나 러시아로 이전될 가능성이 큰 무기들이어서 최근 북한 군수공장들의 ‘만가동’(풀가동)과 무기 생산 확대가 대러 무기 수출과 맞물려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북한 당국은 무기 생산 확대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이것이 대러 수출과 연관돼 있다는 언급은 일절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 당국은 군수공장 만가동 지시를 하달하면서 “미제국주의의 대조선 압살 책동이 날로 악랄해지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빠른 시일 내 위력적인 무기들을 실전에 배치해야한다”고 밝혔다. 무기 생산 증대의 목적이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군수공장의 고위 간부들은 최근에 하달된 만가동 지시는 대러 수출용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목적이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 당국은 러시아와 관련해 일언반구 언급한 적이 없지만, 외부 뉴스를 접하는 일부 간부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무기가 러시아에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특히 간부들 속에서는 실제로 무기 실전 배치가 목적이라면 이렇게까지 무리해서 많은 인력과 재원을 투입하진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소 올해 연말까지는 군수공장 만가동 체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올해 거의 모든 군수공장들이 전시에 준하는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