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신의주 대규모 온실농장 상습 침수 위험지에 짓는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 폭우와 급류로 인적, 물적 피해를 크게 입은 신의주시 위화도에서 대규모 온실농장을 짓는 새로운 공사가 시작됐다. 지난 2월 10일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북한은 450정보 규모 온실농장 및 남새과학연구중심(채소과학연구센터) 단지를 건설하는 착공식을 가졌다. 450정보면 여의도(290정보) 1.6배 되는 크기이며, 북한이 자칭 세계 최대 규모라고 자랑하는 평양시 강동온실농장(300정보)의 1.5배이다.

위화도는 남한의 여의도나 을숙도와 같이 강 한가운데에 퇴적물이 쌓여서 만들어진 하중도이다. 늪과 수렁이 많고, 상습적인 침수 및 범람의 위험을 안고 있는 저습지대인 것이다. 압록강 일대 폭우·급류로 인한 큰물 피해가 언제 다시 발생할지 모른다. 위화도에서는 장마철 침수 및 범람의 위험성을 안고 지내는 셈이다. 언제 기록적 폭우로 모든 게 휩쓸려 떠내려갈지 모르는 것이고, 올여름엔 요행히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튼튼한 대비책 없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저습지 수해 예방책으로 위화도 강변 제방을 높이 튼튼히 쌓고, 배수 시설 정비 등 침수 및 범람 대비책이 우선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압록강 변을 따라 애꿎은 자국민 탈북 방지용 고압선 전기 철조망을 설치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종합 치수 예방책이 우선 수립돼야 할 것이다. 북한이 어떻게 치수 대책을 세울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북한이 평양시 강동군 온실단지를 짓는데 1년 1개월 걸린 걸 감안하면, 신의주 온실농장은 규모에 비례해서 2026년 늦여름이나 초가을쯤 준공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침수 및 범람 위험지역 신의주시 위화도의 저습지에 대규모 온실농장을 짓는 착공식을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 하에 2월 10일 진행했다. 온실농장 260정보의 구획을 정리한 것이 식별된다. /사진=센티넬-2B

북한에 짓다 만 강원도 원산온실농장을 포함해서 대규모 온실단지가 네 군데에 있다. 2019년 준공된 함경북도 중평온실농장이 200정보, 2022년에 준공된 함경남도 연포온실농장은 280정보, 2023년 준공된 평양시 강동온실농장이 300정보 규모이다. 북한은 평양 강동온실농장에 최신식 과학적 설비와 자외선 전기조명 시설을 갖췄으며, 세계 최대 규모라고 내세워 자랑한다.

원산온실농장(100정보)은 2019년 하반기에 착공된 것인데, 어찌 된 것인지 지금껏 6년 차가 되도록 준공을 못 하고 공사 소식도 전해지지 않는다. 위성영상으로 살펴본 바에 따르면, 원산온실 단지는 짓다 말고 방치된 것으로 판단된다([위성+] 신의주 위화도 살림집 수백여 동 보여주기 날림공사). 온실 기둥 구조물들이 철거된 것이 위성사진에 포착됐고, 이번 겨울철 난방도 안 하는 것이 열적외선 위성자료 분석결과 파악됐다. 원산농장에서는 이번 겨울철 채소 재배도 안 하고 온실이 텅 빈 채 방치된 게 아닌가 의심된다.

유럽우주청(ESA) 센티넬-2B 위성이 2월 18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압록강변 수해복구 살림집 뒤편에서 신의주시 하단리 공터에 대규모 농장을 지으려고 구획을 정리한 것이 식별된다. 면적은 260정보인 것으로 측정된다. 위쪽 추상도 맞은편 신의주시 상단리 빈터에는 190정보 규모의 온실단지가 앞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열적외선 자료 분석 결과, 압록강변 일대가 평균 영하 12도 강추위 속에 있으며, 대한(大寒) 추위가 2월 초·중순까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매서운 한파와 강바람 속 위화도 벌판에서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 공사가 시작됐다. /사진=랜샛-8 열적외선(TIR), (배경)센티넬-2B

미국 지구관측위성 랜샛-8호가 2월 초순 촬영한 열적외선 위성자료로 위화도 일대 지표면 온도와 분포를 분석해 봤다. 북한은 1월 20일부터 시작된 대한(大寒) 추위가 2월 중순까지 이어져 혹한의 시베리아 한파 속에서 주민 생존까지 위협받는 것으로 보도됐다(영하 30도 가까운 맹추위에 땔감 부족까지주민 고통 가중). 2월 3일 촬영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위화도 일대 평균 기온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졌고, 최저는 영하 18도에서 최고 영하 2도까지 압록강변 일대가 온통 영하권 추운 날씨에 갇힌 것으로 파악됐다. 시베리아 한파 속에서 지도자 김정은이 참석한 온실농장 건설 준공식을 위해 한겨울 매서운 강바람을 맞아가며 북한 군인·돌격대가 농장 부지 구획을 정리하고 공사에 들어간 것이다.

야간 조도 위성사진에서 중국 단둥시 일대에서 야간 조명이 환한 반면, 북한은 위화도 신규 살림집 단지에서만 일부 불빛이 보인다. /사진=야간 조도영상(VIIRS), (배경)센티넬-2B

미국 기상위성(JPSS)이 새벽 1시 30분 심야에 촬영한 영상을 통해 위화도 일대 최근 야간 조명 실태를 살펴봤다. 중국 단둥시는 2월 19일 국경 도시답게 밝은 조도를 과시하듯 강변을 따라 환히 빛나고 있다. 압록강 건너 북한 위화도는 수해복구 살림집이 들어선 단지에만 야간 조명이 일부 식별되고, 내륙은 쓸쓸할 정도로 깜깜한 어둠에 잠겨 있어 단둥시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위화도 수해복구 살림집 단지 2곳 중 조란도 맞은 편에서는 야간 불빛이 비치는데, 일부분인 걸로 봐서 살림집 주민 입주가 다 이뤄진 게 아니고 비어 있는 곳도 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이 위화도 압록강 변에 중국 측에서 잘 보이도록 살립집 단지를 속성으로 짓고 대규모 온실농장 단지를 건설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온실 규모(450정보)로 봐서 공사 기간은 1년 반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학 AND센터 위성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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