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장마철 폭우 및 침수로 인적, 물적 피해를 크게 입은 신의주시 위화도에 북한이 살림집 170여 동을 날림으로 속성 건설하고, 12월 21일 김정은 참석 하에 준공식을 거대하게 진행했다. 자재・장비 부족과 촉박한 공사기일에 맞추느라 살림집을 강변 상습 침수지에 보여주기식 속도전으로 서둘러 건설한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파악된다.
위화도는 지대가 낮고 지반이 약한 저지대이며, 주거지로는 입지가 부적절한 늪과 수렁이 많은 섬이다. 침수 및 범람 등 수해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강변에 제방을 높이 쌓고, 살림집은 강변이 아닌 내륙에 지반을 높여 건설해야 할 것이나, 중국 쪽을 향해 강변을 따라 길게 건설했고 야간에는 보란 듯이 조명으로 불을 환히 밝혀 놓았다. 외부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전형적 전시행정인 것으로 판단되며, 올여름 장마철에도 지난해 같은 대규모 수해가 재발할 가능성이 염려되는 실상인 것으로 평가된다.
◆위화도 수해복구 살림집 건설

평안북도, 자강도 및 양강도 등지에서 2024년 여름 7월 말 기록적인 기습 폭우로 압록강을 따라서 강변 주택 및 농경지가 침수되고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김정은은 신의주 수해 현장을 방문했고,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 기한까지 복구를 완료토록 일차적으로 지시를 내렸다. 이어서 전국에서 청년돌격대 수십만 명이 동원됐고, 북한은 침수지 복구 및 새 살림집 건설에 매진하며 총력을 기울였으나 촉박한 시일에도 불구하고 자재와 장비 부족 등으로 공사는 지지부진했다. 김정은이 총 3차례 신의주 수해복구 현장을 방문하면서 속도전 공사를 독려했고 야간작업까지 병행해가며 공사를 서둘렀으나, 당초 완공기일은 훨씬 넘어갔다. 드디어 지난해 말 속도전 날림공사 끝에 12월 21일 김정은 참석 하에 신의주에서 새 살림집 건설 준공식을 거행했다.
수해복구 살림집 건설 관련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신의주 공사 현장에는 자재비를 아끼기 위해 철재나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를 이용했고, 그나마 목재도 부족해서 최소한의 지지대만 세우고 합판을 올려 날림공사로 마무리한 상태이다. 살림집들은 주거 목적보다는 외부에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건설됐고, 외관상으로는 말끔하게 완공돼 보여도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여서 주민들도 불안해한다고 한다. 평양에 임시로 머물고 있던 수재민들이 복귀해서 일부 입주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
위의 위성사진에서 보면, 신의주시 위화도에 압록강 변을 따라 중국 단둥시와 마주 보는 곳에 살림집 150~170여 동이 신규 건설된 것이 식별된다. 강변에는 침수 및 범람을 막아줄 제방도 높아 보이지 않고 흙으로 임시방편 쌓은 것으로 위성사진에서 판독된다. 위화도 강변 일대에는 살림집 건물만 들어섰을 뿐 조경 미화와 도로 건설 등 환경 정리 상태는 부실하고 주변은 맨흙 땅의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위화도 살림집 야간 조도영상

신년 들어 2025년 정월 심야에 촬영된 위화도 일대를 야간 조도영상으로 살펴봤다. 압록강 변을 따라 넓은 공터에 신축 살림집이 기다랗게 들어섰고, 이곳에서 야간 불빛이 환히 비치는 것이 식별된다. 중국 단둥시에 비하면 야간 조명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지만, 북한에서도 신규 살림집을 건설했다고 중국에 과시하듯 강변을 따라 늘어선 살림집에서 그나마 조명을 환하게 켜 놨다. 중국 단둥시 밀집된 도심의 대규모 야간 불빛과 비교하면, 북한 위화도 일대 조명은 초라할 정도로 쓸쓸해 보인다.
◆수해 이전 위화도 야간 조도영상

지난해 이맘때인 2월 초에 야간 조도영상으로 촬영된 위화도 일대 야경 모습이다. 압록강을 경계로 중국 단둥시에는 야간 불빛이 환하게 빛이 나는 반면, 위화도를 포함한 북한 일대는 불빛 하나 없이 깊은 어둠에 잠겨 있다. 위화도에는 군데군데 작은 집들이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사는 군락들이 보이는데, 마을들은 지난해 여름 폭우와 급류로 휩쓸려 떠내려가거나 파손 또는 훼손돼서 이제는 모두 사라졌고, 일부 치우지 못한 잔해만 어지러이 널려 있다.
◆위화도 입지 및 환경 평가
섬인 위화도는 본래 지대가 낮고 늪과 수렁이 많은 상습적 침수 취약지로서 주거지로 쓰기에는 부적절한 편이다. 과거 역사에서도 고려말 이성계가 요동 정벌을 위해 군대를 이끌고 출병했을 때, 위화도에 발이 묶이면서 압록강을 건너지 못하고 회군했던 곳이다. 당시에는 여름 장마철이라 주둔지가 진창이 되면서 군마들 발이 수렁에 빠져서 힘을 못써 진군이 어렵고, 또한 여름철 습지 전염병이 돌면서 군사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사기까지 떨어져서 전투력 상실과 함께 부득이 군대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위화도는 저지대 습지라는 지리적 특성상 농경지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겠으며, 마을을 이루며 사는 주거지로는 침수 및 범람의 위험성을 내포하는 입지의 불리함을 안고 있다. 대책으로 지대를 높이며 강변에 제방을 높고 튼튼하게 쌓아야 할 것이나, 위성사진에서 봐서는 필요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올여름 장마철에 위화도 일대에 지난해 같은 기록적 기습 폭우가 쏟아진다면, 침수 및 범람 피해가 재발할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