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서 봄 초모(징집)를 앞두고 초모 대상자에 대한 신체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유독 초모생이 부족해 비상이 걸렸다는 전언이다.
10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 군(軍) 당국은 원산시 군사동원부에 “봄 초모생이 부족하니 남녀 구분하지 말고 최대한 많은 인원을 보장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원산시의 경우 올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80%를 초모생으로 등록했음에도 예년에 비해 입대 예정 인원이 현저히 적은 상태로 알려졌다.
현재 원산시 군사동원부는 각 지역 인민병원과 합동으로 봄 초모 대상자에 대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초모 대상자 대부분이 신체검사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경우 키나 몸무게가 미달되거나 결핵 보균자일 경우 초모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올해는 초모생이 너무 적어 웬만하면 신체검사에서 불합격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키나 몸무게가 미달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심지어 잠(복)결핵이거나 간염 또는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모두 합격 판정이 내려지고 있다”며 “과거에는 결핵이나 간염을 앓고 있으면 전염 가능성이 있어 초모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지금은 당장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모두 입대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건강에 문제가 있는 초모 대상자들마저도 신체검사에서 합격 판정이 내려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제는 군대에 안 가려면 아예 팔이나 다리가 없는 정도가 돼야 한다”는 비아냥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청탁과 뇌물 상납이 줄을 이어도 군사동원부 간부들이 초모 대상자를 명단에서 제외시키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초모생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돈과 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자식을 빼돌리기가 힘들어졌다”며 “그래서인지 군사동원부 간부들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분위기도 주춤해졌다”고 말했다.
더욱이 북한 당국이 지난달 27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0차 비서국 확대회의에서 남포시 온천군과 자강도 우시군 간부들의 비리를 강하게 질타한 뒤 규율 준수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강조되고 있어 군사동원부 간부들이 일정 대가를 받고 초모 대상자를 제외키는 일이 이전만큼 쉽지 않아진 상태라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비서국 확대회의 이후 전국적으로 간부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며 “가뜩이나 올해 초모생이 너무 부족한 상태라 한 명이라도 더 군에 보내야 하기 때문에 올해는 초모생 공작을 사실상 할 수 없다는 게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