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부터 중국 지린(吉林)성 공안당국의 지시로 쓰핑(四平)시와 퉁화(通化)시에서 강화된 탈북민 감시 관리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일부 파출소들이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동원하고 있어 지역 내 탈북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중국 현지 대북 소식통은 13일 “지린성 공안기관의 지시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쓰핑시와 퉁화시 공안은 매 파출소들이 관할 지역 내 중국인 남성과 동거 중인 모든 조선(북한) 출신 여성의 사진을 매주 한 차례 이상 촬영하도록 하고 이를 성(省) 공안에 보고하는 강화된 탈북민 관리·감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는 월에 1회 정도 사진을 요구했지만 1일부터는 중국인 남성과 사는 탈북민 여성들을 파출소나 촌장실로 부르거나 직접 가정을 방문하는 식으로 매주 1~2회 사진 촬영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는 탈북민들의 거주지 이탈 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탈북민들을 집중 관리·감시하고자 하는 중국 공안당국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쓰핑·퉁화시에서 중국인과 동거하는 탈북민 여성들의 사진이 매주 한두 차례씩 성 공안에 정기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쓰핑·퉁화시 내 일부 지역에서는 공안이 사전 조율이나 연락 없이 임의의 시간에 불러내거나 자택에 방문해 사진을 촬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어 탈북민 여성들이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소식통은 “퉁화시의 한 파출소에서는 탈북민들에게 언제 집을 방문한다거나 언제 오라는 사전 통지 없이 임의 시간에 전화로 호출하고 임의 장소에 불러내기도 하고 또 불의에 집에 들이닥쳐 사진을 찍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쓰핑시의 한 농촌 지역 파출소에서는 탈북민 여성들이 주 1~2회 마을 촌장이나 부녀 주임과 함께 파출소에 동행하도록 요구하고 있어 현지 중국인들의 불편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때문인지 어떤 파출소는 상급 기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꼼수’를 쓰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쓰핑시 내 한 파출소는 매주 1~2회 촬영하는 것이 지나치게 번거롭다면서 옷 4~8벌을 준비하게 한 뒤 옷을 갈아입게 하고 서로 다른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며 “이렇게 해서 4~8차례 촬영한 것으로 꾸며 상급에 보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현지에서는 이번 조치가 음력설과 정월대보름 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 같은 공안 정책은 탈북민 여성들에게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제 쓰핑시에 살고 있는 한 탈북민 여성은 한밤 자고 나면 공안 정책이 새로 나오니 집 밖 차 소리만 들려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새해가 다가와도 기쁘지 않다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두려움과 불안감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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