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혜산시 거물 돈데꼬 체포…거래자들도 줄줄이 붙잡혀

11월 중순 환율 큰폭으로 오르면서 단속 진행…"돈데꼬 단속이 상황 더 악화시켜 주민 원성 높아"

2013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에서 외화 환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이에 북한 당국은 불법적인 개인 간 외화 거래를 주도하는 환전상, 이른바 돈데꼬들을 환율 불안정의 주원인으로 지목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양강도 혜산에서는 거물 환전상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혜산시에서 거액의 외화를 움직이는 거물 환전상 50대 여성 A씨가 시 안전부에 체포됐다.

안전원들은 A씨의 집을 가택수색해 나온 외화와 명세장을 모두 가져갔는데, 명세장에는 모든 거래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거래하는 이들은 대부분 시장에 나가 활동하는 작은 환전상들이나 무역업자들, 송금 브로커들로, 이번에 명세장이 안전부에 넘어가면서 거기에 이름이 올라가 있는 이들이 연속적으로 체포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거물 돈데꼬가 체포된 이후 현재까지 5명 정도가 줄줄이 체포됐다”며 “안전부는 이들의 집도 가택수색해 단속될 만한 물건들을 모두 회수해 간 것으로 알려져 요즘 붙잡힌 거물 돈데꼬와 거래하던 이들뿐 아니라 모든 돈데꼬들이 조심 또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A씨가 붙잡히면서 혜산시의 또 다른 거물 환전상들이 일제히 거래를 중단해 중국에 돈을 보내야 상품을 들여올 수 있는 일부 무역업자들이 돈거래를 할 새로운 선을 찾느라 애를 먹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거물 돈데꼬 단속은 지난달 중순 외화 돈대(환율)가 갑작스레 오르면서 진행됐다”며 “원래부터 안전부는 돈대가 갑자기 높은 폭으로 오를 때 크게 움직이는 돈데꼬들을 체포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이유로 손가락 안에 드는 거물 돈데꼬를 체포했다”고 말했다.

실제 본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의하면 지난 10월 1만 6000원대였던 혜산의 북한 원·달러 환율은 11월 중순 1만 8000원대로 2000원가량 올랐고, 지난 7일 기준으로는 2만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혜산에서는 올봄부터 화폐교환 소문이 나돌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환율은 계속해서 오르고 있어 많은 주민이 불안해하고 있고, “내년에는 풀뿌리도 없어 못 먹는 흉년의 해가 될 것”이라는 등 별의별 좋지 않은 이야기들까지 떠돌아 주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돈대 상승으로 모든 물가가 올라 주민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게 된 것이 돈데꼬들이 때문이라고 하며 이들을 체포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어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전했다. 환전상을 단속하는 것이 되레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돈대가 계속 오르고 물가가 뛰는데 국가에서는 몇 명의 돈데꼬들을 잡아들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는 도둑과 강도가 성행할 뿐 아니라 길거리에 꽃제비(부랑자)들이 수두룩한 그런 세상이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