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전자기기의 직간접적인 대북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외국산 휴대전화, 노트북, 스마트워치 등이 북한 내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NK가 최근 입수한 북한 전자결제 애플리케이션(앱) ‘삼흥전자지갑 1.6’ 공지사항에는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노트북, 그래픽카드 등 다양한 외국산 전자제품 및 부품 판매와 사양 등의 정보가 안내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산업용 기계류를 금수품으로 지정해놓고 있으나, 북한은 해외에서 전자제품과 부품을 지속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련 기사 바로보기: 北, 대북 제재 회피해 전자제품·부품 수입하고 기기 개발)
소백산정보기술교류소는 2023년 2월 엔비디아(NVIDIA) RTX 3060(12G)을 장착한 컴퓨터, 문명무역회사는 2023년 7월 인텔(Intel) Celeron(R) 5095(4core, 2.0~2.9GHz)와 RAM(LPDDR4 12G), 256GB SSD가 장착된 컴퓨터 판매 공지를 올렸다.
또 평천봉남전자제품상점은 2023년 10월에 휴대용 컴퓨터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는데 ▲레노보(Lenovo) X250 i7-5세대 ▲레노보 i5-6세대 ▲레노보 i5-7세대 등 구형 제품은 물론 델(Dell) i5 12세대 제품까지 다양한 모델을 소개했다.
아울러 만경대주성상점은 에이수스(ASUS), 에이치피(HP), 도시바(TOSHIBA) 제품들을, 백사중구상점은 엔비디아 RTX 3050, 3060이 장착된 노트북을, 전승기술교류사는 core i5 12세대 CPU, 16GB RAM, 512GB SSD 등의 판매를 홍보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전자제품 및 부품이 북한 내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는 단서다. 다만 해당 제품 및 부품이 어떤 경로로 북한에 유입됐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밖에 북한에서는 외국산 스마트워치도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평천려명상점은 2023년 10월 화웨이(HUAWEI) 토크밴드 B5, B6, B7와 스마트워치 SMART X7, X5를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화웨이 스마트워치는 붉은거리금흥상점에서도 판매됐으며 제품 주문 시 무료 배달 서비스도 제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북한은 스마트폰, 노트북, 스마트워치를 함께 묶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패키지 할인도 제공하고 있었다.
묘향정보기술제품개발사는 2023년 4월 최대 명절인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맞아 대학 입학생과 상급학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묘향9017 휴대전화, 레노보 노트북(Core i5, 7세대, RAM: 8G, SSD: 512GB), 블루투스 시계(K20), 고급 샴푸 및 바디워시 3종을 기존 14만 1240외화원(약 1284달러)에서 10만 7800외화원(약 980달러)으로 인하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가장 고가의 패키지는 묘향9017 휴대전화, 델 GS 노트북(Core i7, 9세대, RAM: 32G, 엔비디아 GTX 1660 Ti 4GB, SSD: 2TB), 블루투스 시계 K20으로 구성된 것이었는데, 원가 24만 5300외화원(약 2230달러)에서 20만 7350외화원(약 1885달러)의 할인가로 판매했다.
또 북새전자상점은 2023년 10월 청송234 스마트폰을 6만 4900외화원(약 590달러)에, 블루투스 손목시계 B5를 1만 9800외화원(약 180달러)에 판매하면서 두 제품을 함께 구매할 때 7만 9200외화원(약 720달러)로 할인해 주기도 했다.
청송234는 북한 최신 스마트폰 중 하나로, 대만 미디어텍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MT6789, 7.78in AMOLED 액정, 4100MAh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4G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