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 제재 회피해 전자제품·부품 수입하고 기기 개발

중국·러시아·동남아서 원자재 들여오고 현금 결제나 대포통장 이용한 달러 송금으로 추적 피해

북한 진달래손전화기공장. /사진=북한 대외선전매체 ‘내나라’ 홈페이지 화면캡처

북한이 지속해서 대북 제재를 회피해 전자제품과 관련 부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중국을 통해 수입하고 있으며 대금은 현금 또는 대포통장으로 달러 결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에 “국제 제재를 우회하는 불법 통로나 국경을 넘는 소규모 무역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필요한 전자제품을 수입하고 반도체나 부품, 기타 필수 전자제품의 원자재도 수입하고 있다”면서 “지능형손전화기(스마트폰)용 반도체의 경우에는 중국의 선양(瀋陽), 다롄(天津), 텐진(天津), 산둥(山東)성에 있는 일부 중국 회사를 통해 수입한다”고 전했다.

실제 북한 스마트폰의 경우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를 조회했을 때 중국 회사의 제품으로 나타나기도 했으며, 대만 기업에서 제조한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가 장착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지난해 새로운 스마트폰 출시 안해…코로나 경제난 탓”)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대북 제재 결의 2397호를 통해 전자기기 제품의 대북 수출입을 금지하고 있으나 북한은 지속해서 전자제품과 부품을 수입해 기기를 개발하고 있어 제재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전자제품이나 부품 수입 비중으로 따지면 중국, 러시아, 동남아시아 순”이라며 “결제는 미화(달러)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공식 은행을 통한 송금보다 기록이 남지 않는 현금 거래를 선호하고, 대포통장 계좌를 통해 송금하는 불법적인 방식으로도 거래가 이뤄진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수입한 부품이나 원자재들로 휴대전화, 영상 재생기, 텔레비전 등 기기를 제조·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제품 생산 공장 노동자들의 처우는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활비(월급) 수준은 일반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노동 시간은 길고 휴식 시간은 매우 제한적이며 매월 과제 때마다 생산 전투를 한다”고 전했다.

다만 근무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전자제품 공장은 비교적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전자제품 공장 노동자 배치에서는 기술적 능력이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고려되고 정치적, 도덕적 신뢰성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며 “전자제품 공장에서 일한다고 특별한 혜택은 없지만 생산 전투 때 물자나 상금을 걸기 때문에 타갈 기회가 있다는 것이 좋은 점이라면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