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 북한] 추석날 야간까지 강제동원된 북한 청년들

추석 당일 촬영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수해복구 현장. /사진=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快手) 화면캡처

추석날, 북한 청년들은 그야말로 생지옥과 같은 날을 보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은 최소한 그들에게는 거리가 먼 인사말이었다. 바로 압록강 수해복구 현장에 동원된 청년들에게는 말이다.

신의주 지역에 역대 최악의 수해가 발생하면서 돌격대라는 이름으로 청년들이 강제동원되었다. 그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북한 당국은 당연히 공개하지 않는다. 그런데 중국에서 압록강 건너 촬영한 영상이 속속 공개되면서 그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에는 실시간 라이브 방송으로 북한 신의주 수해 지역의 영상이 올라온다. 며칠 동안 지켜보던 필자는 과연 추석날에도 수해복구 현장에서 일할까 궁금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추석 당일 라이브 방송에서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일하는 모습이 생생히 전해졌다. 더욱이 이들의 노동은 추석날 한밤중까지 이어졌다. 야간에 조명을 밝힌 채 작업을 하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방송을 통해 전해지면서 그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수해복구 현장에 내걸린 선전판에는 ‘당이 부르는 곳에 수도청년들이 언제나 앞장서리’라는 구호가 선명했다. ‘애국청년’이라는 붉은색 선전 구호는 북한 당국이 청년들을 어떻게 노예처럼 부리는지를 잘 보여주는 수사처럼 보였다. 중장비 하나면 쉬이 끝낼 일을 수많은 청년이 제대로 된 장비 하나 없이 맨손으로 작업을 했다. 수해 현장이니 전염병을 비롯한 위생에 최우선을 둬야 하는데도 임시로 지은 천막 안에서 밤낮을 생활하며 현장에 동원되었다.

제대로 된 물통 하나 없이 사용하다 버린 페트병에 담긴 물을 돌려가면서 먹는 모습이나, 들것에 모래를 싣고 뛰어다니는 모습, 여성들도 똑같이 작업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 등은 정말 생지옥과 별반 다르지 않아 보였다.

추석 당일 야간에 촬영한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수해 복구 현장의 모습. /사진=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콰이쇼우(快手) 화면캡처

아무리 숨기려 해도 진실은 드러나는 것 아닌가. 북한 당국이 아무리 수해복구 현장을 감추려 하고, 대대적인 복구작업 진척도가 90% 이상이라 자랑해도 실제 현장 영상으로 인해 거짓말로 판가름 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저 모습을 보고서도 사회주의 지상낙원의 북한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호도하는 이들이 있다. 대체 그들이 바라보는 건 무엇일까? 한국도 예전에 저렇게 어렵게 살았다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에게 저 영상 속 청년들의 꿈이 가련하지도 않느냐고 반문하고 싶다.

북한 주민들을 독재의 사슬에서 해방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만 할까. 중국의 소시민이 라이브 방송에 올린 영상 하나가 꼭꼭 닫혀진 북한의 속살을 드러나게 했다는 점을 주목하자. 외부 정보의 중요성을 더욱 알게 된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북한 주민들을 깨우기 위해 어떻게 하면 정보를 보낼 수 있을지 함께 지혜를 모으자. 그들도 우리와 똑같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풍성한 한가위를 보낼 수 있도록 말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보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