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 주민들이 수해 복구 비용을 떠안으며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에 “지난 7월 말 내린 폭우에 혜산시 주민 부락과 압록강 사이에 설치된 동뚝(동둑)과 철조망이 파괴돼 8월 초부터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작업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데, 이에 필요한 자재비와 후방물자 지원비가 모두 주민들의 세외부담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 인민위원회는 지난달 초부터 혜산 시내 각 인민반 세대별로 자갈, 모래, 통나무, 철근 등의 자재비와 두부, 달걀, 돼지고기, 노보장갑(목장갑) 등 후방물자 지원비로 북한 돈 2만 원이 할당됐다.
그리고 8월 말 들어 1만 5000원을 더 요구한 데 이어 이달 3일에 또다시 5000원을 추가로 내라고 강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달 사이에 세대별로 4만 원을 수탈당한 셈이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양강도 혜산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6580원에 거래됐다. 즉 4만 원이면 시장에서 6kg 정도의 쌀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시장에서 종일 장사를 해도 한 끼 벌이가 쉽지 않은 주민들에게 4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세외부담으로 강제한 것은 국가에 대한 불평을 일으키는 데 충분한 요소가 된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더욱이 이번 폭우의 직접적 피해자는 바로 혜산시 주민들이다. 당장 자기 집 피해복구에 바쁜 주민들을 지원해주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부담을 주니 주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혜산시 혜명동의 한 주민은 “신의주와 혜산의 수해 피해가 뭐가 다른가. 왜 신의주 사람들만 혜택을 받고 우리는 돈만 쪼이느냐. 세외부담이 아무리 잦다지만 피해를 본 우리에게 지금 이보다 큰 고충은 없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다른 혜명동의 주민은 “일제강점기 (학교) 월사금도, 조선시대 공납도 한 달에 한 번만 냈다더라. 한 집에서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인민반, 직장, 학교로부터 이중삼중 세외부담 과제를 받으니 어떻게 살겠느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큰물(홍수) 피해복구 명목으로 세외부담이 할당될수록 혜산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복구 작업이 끝나더라도 국가에 대한 주민들의 불평과 불만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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