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시 삼석구역 소재 호위사령부의 한 30대 군관이 애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연락을 끊었다가 신소가 접수되면서 결국 생활제대(불명예제대)를 당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호위사령부 군관 A씨는 지난달 초 ‘부화(성적 스캔들) 건’으로 생활제대돼 고향인 함경남도 함흥으로 쫓겨나게 됐다.
소식통이 전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지난 2022년 초 지인의 소개로 평성에 사는 20대 여성 B씨를 알게 돼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호위사령부가 있는 평양시 삼석구역과 평성시는 근접해 있어 A씨는 주말마다 외출 승인을 받고 B씨를 만나러 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B씨는 임신 사실을 알게 돼 곧바로 A씨에게 이를 알렸다. 그러나 그로부터 A씨는 B씨의 연락을 일절 차단하고 받지 않았다.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연락을 두절한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난 B씨의 부모는 여러 번 부대로 찾아갔지만, 끝내 A씨를 만날 수 없었다. 결국 B씨의 가족 측은 A씨의 부대 정치부에 신소를 넣게 됐다.
이후 부대 정치부와 간부부는 A씨의 생활제대를 결정했다.
군법에 명시돼 있진 않지만, 이런 문제로 신소가 제기되면 부화 건으로 생활제대 조치가 내려지곤 한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북한에서는 이렇게 생활제대되면 대체로 떳떳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없고, 직장 배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소식통은 “호위국(호위사령부)에서 복무하다 일반적으로 전역했다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훨씬 좋은 곳에 배치될 확률이 높은데, 생활제대 딱지가 붙었으니 그런 혜택은 물 건너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사건을 아는 북한 주민들은 정치적인 타격을 감수하면서까지 임신한 연인을 외면한 A씨의 행동에 의아함을 나타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몇몇 주민들은 “저런 심보를 가진 사람을 군복만 벗겨서는 안 된다”, “출당(당원증 회수)도 주고 노동단련대에도 보내야 한다”며 책임을 방기한 A씨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는 전언이다.
한편 임신한 B씨는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워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아이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B씨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선도 더러 있지만 “요즘은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게 흠이 아니다”라며 그의 선택을 응원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