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의 신문·방송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의 배려로 압록강 인근 수해 피해자들이 평양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평안북도 주민이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수해 현장에 남은 주민들이 평양에 불려 간 주민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정말 좋겠다”라고 부러워하자 “몸도 마음도 바늘방석”이라고 답해 ‘충격’을 줬다고 한다.
일단 아침 기상부터 저녁 취침까지 모든 일정이 군대와 같고, ‘이밥에 고깃국’을 주면서 매번 당의 사랑과 배려를 강요하고, 심지어 학습, 견학 등 빠듯한 일정에 몸도 피곤하다는 것이다.
거기에 고향에 두고 온 것들에 대한 걱정으로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이루고 있어 평양에 간 수재민들은 ‘그냥 고향에서 강냉이(옥수수)죽을 먹어도 내 집을 내가 복구하며 일하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겉으로는 행복한 생활을 누리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점도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왜 이리 똑똑하지 못할까? 아니면 주민들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걸 행복으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정상적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정상적인 피해 복구라는 건 정부가 자원을 동원해 생존을 보장하고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며 국가의 자원이 부족하면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한민족의 진심까지 외면하고 국제사회 지원도 거부했다. 거기에 물난리를 겪은 주민들을 ‘물놀이 쇼’에 동원했다.
체제 유지를 위해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고 노동당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는 잘 알겠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저런 발상이 나올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현재 북한 사회에서 노동당은 주민들이 그 어떤 의견을 낼 수 없게 만들고 또 아무런 저항을 하지 못하게 얽매고 있다. 말로는 피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준다고 포장하지만, 핵심은 그게 아니다. 실제로는 노동당이 주민의 사고체계 자체를 현혹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로써 과연 주민들의 충성심이 높아질까.
김씨 일가는 조국의 해방을 본인들이 이뤘다고 주민들을 기만하면서 왕국을 세우고 부를 축적하면서 3대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 수해 피해의 책임을 지방의 당, 행정 관료 탓으로 돌리고 있다. 독단적이고 경직된 정치 성향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만들어낸 본인들의 ‘죄’는 과연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주민들의 목소리다. 김정은과 그 추종자들이 이렇게 사탕발림 정책을 내놓은 이유를 잘 생각하고 현재의 나와 가족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 직접 ‘제기’하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