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황해북도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황해북도 소식통은 “올해 여름은 예년보다 유난히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많은 사람이 두통, 구역질, 어지러움 등의 증상을 겪거나 심한 경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사건이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는 인명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6일 연탄군에서는 60대 노인이 밭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저녁이 다 되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은 노인을 가족들이 찾아 나섰다가 밭에 쓰러져 숨져 있는 그를 발견했다고 한다.
이 노인의 사망 원인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정황상 열사병에 의한 사망으로 유력하게 추정되고 있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숨쉬기조차 힘든데, 가뜩이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노인들이 밭에 나가 일하면서 쓰러지거나 목숨을 잃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또 앞서 지난 13일 사리원시에서는 7세 어린이가 더위에 쓰러져 목숨을 잃을뻔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이 어린이는 밖에서 친구들과 놀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다행히 함께 놀던 친구들이 동네 어른들에게 알려 긴급 조치로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 어린이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평소 배불리 먹지 못해 몸이 매우 허약했다”면서 “뼈만 앙상한 상태에서 된더위 속에 뛰어놀다가 졸도한 것인데 아마 조금만 늦었으면 생명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최근 북한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무더위에 쓰러지는 이들은 대부분 어린이나 노인 등 노약자들로, 그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부실한 영양 상태라고 소식통은 주장했다.
소식통은 “건강한 사람들은 더위를 먹었다가도 금방 회복되지만, 영양이 좋지 않아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아이들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뜩이나 식량난으로 먹지 못해 고생하는데 날씨는 갈수록 점점 더워져 주민들의 생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집에서 선풍기를 돌려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올해 여름은 정말 무더운데 전기가 오지 않아 주민들은 더위를 강짜로(억지로) 이겨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먹고 살기도 힘든데 더위까지 견뎌야 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지금 여기(북한) 주민들은 정말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