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에도 먹고살기 위해 쉼 없이 일해야 하는 북한의 일반 주민들과 달리 당 간부들은 이른 여름부터 비밀스럽게 또 조용하게 휴가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주민들과 특권층의 판이한 여름나기는 철저한 계급사회인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데일리NK는 평양시 중앙당급 간부 A씨와 평안북도 도당급 간부 B씨에게 직접 들은 특권층의 풍족하고 여유 있는 여름휴가 이야기를 전한다.
-올해 여름 특별한 휴가 계획이 있나?
A씨: “7~8월에 문수물놀이장이나 미림승마구락부, 미림항공구락부에서 집단적으로 즐기는 것도 있지만 6월 초에 이미 평양, (함경남도) 마전, (강원도) 원산 등 여러 곳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는 간부들이 많았다. 비밀스럽게 말이다. 일반 사람들과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휴식할 수 있어 좋았다.”
B씨: “우리는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해서 가족들과 함께 (평안북도 동림군) 동림폭포에 다녀왔다. 여러 번 방문했는데도 항상 새롭고 즐겁다. 오래전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장성택 초대소에서 인민들의 문화시설로 변모된 동림폭포 휴양지에서 여러 날을 보내며 휴식했다.”
-이미 휴가를 다녀온 건가?
A씨: “그렇다. 평양의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산보(산책)를 즐기기도 하고 마전과 원산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휴양하기도 했다. 바닷가 간부 휴양지에서 보트를 빌릴 수도 있었는데 즐거웠다.”
B씨: “그렇다. 동림폭포가 정말 아름다웠고 호텔도 깨끗했다. 일반 주민들은 여러 집이 돈을 모아 차를 대절해 당일치기로 다녀가던데 그 모습을 보며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윤택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도 다 같이 갔나?
A씨: “물론이다. 소나무 숲이 펼쳐진 바닷가에서 가족들과 함께 해변을 걷고 천렵을 즐기며 사기나게(신나게) 잘 놀았다.”
B씨: “아내와 자식들 그리고 형제들과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재미있게 놀았다.”
-일반 주민 이야기를 들어보니 7~8월에는 장마 때문에 긴장해서 쉴 생각은 더 못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휴가를 일찍 다녀온 건가?
A씨: “7~8월 장마철에는 주로 사무실이나 현장에 붙어있어야 한다. 본 업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장마철 전에 일찍 휴가를 다녀온 것이다. 이번 장마가 끝난 후에 다시 한번 짧게 휴가를 즐기려 계획 중이다. 추세가 매해 바뀌지만 대체로 올해 우리 간부들 속에서는 이전에 7~8월 놀러 다니던 것을 능력만 되면 6월과 가을에 두 번으로 나눠 놀러 가는 게 추세로 됐다.”
B씨: “장마철에는 현장 지휘 나가야 해서 특별한 활동을 못 한다. 이런 때에는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쉰다.”
-간부들은 비교적 자유롭게 휴가를 갈 수 있는 분위기인가?
A씨: “맡은 사업과 직무상 지장만 없으면 다녀오는 간부들이 많다. 그냥 내부 종합부서에 얘기하고 가면 된다. 이번 여름에는 6월에 다녀온 경우가 많았는데,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고들 했다. 나 역시도 앞으로 사람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조용히 휴가를 즐길 계획이다.”
B씨: “당(黨)에서 휴가를 못 가게 통제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되는 사람들은 1년에 보름 되는 휴가를 여름에 몰아서 써도 된다. 갔다 와서 일을 더 잘하면 그만이다. 앞으로도 좋은 명승지와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휴가를 보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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