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강원도 원산의 통신케이블공장이 농촌 동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道)당위원회로부터 큰 비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강원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최근 도당 조직지도부(조직부)가 원산통신케이블공장에 직접 내려와 대(大)사상투쟁회의를 벌였다”며 “인근 농장 강냉이(옥수수)밭 김매기 전투에 7월 첫 주 나흘간 총동원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지만 단 한 번도 나가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도당 조직부는 원산통신케이블공장이 농촌지원뿐만 아니라 지방발전 계획에 대한 집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상투쟁회의는 지난 10일 오전 전체 종업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회의에서 도당 조직부 간부들은 공장 지배인과 초급당비서, 기사장(기술 책임자), 부지배인 등 주요 책임간부들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자리에서는 호상(상호) 비판도 이뤄졌는데, 도당 조직부 간부들은 이례적으로 일반 종업원들을 지명해 일으켜 세워 간부들의 잘못된 점을 즉석에서 비판하도록 했다. 이에 평소 간부들에게 불만이 있던 일부 종업원들은 기다렸다는 듯 간부들의 태도와 행실에 대한 불만을 한껏 표출하기도 했다.
공장 간부들은 회의 내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일반 종업원들까지 합세한 비판의 뭇매를 맞았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도당 조직부가 직접 나섰다는 사안의 엄중성에 따라 처벌받거나 문책성 간부사업(인사)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몹시 위축돼 있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몇몇 종업원들은 작은 공장으로서 현재 상황에서 간부들이 역할을 감당해 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발언을 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당 조직부는 “이번 사태는 당의 정책을 무시한 대단히 위험한 행위로 당적 문제이자 사상적 문제”라면서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지방발전 정책과 농촌지원 사업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을 시에는 강력한 제재가 따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소식통은 “이번 회의 이후 공장 종업원들 속에서는 지방발전 정책과 농촌지원 사업의 핵심에는 조직지도부와 같은 당의 권한 있는 부서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재확인하게 됐다는 반응이 나왔다”며 “당분간 공장 간부들과 종업원들은 당의 방침과 사상적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