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북녘] 서해 위성발사장 실패 후 모습은?

북한이 지난 5월 27일 일요일 한밤중에 자칭 정찰위성을 긴급 발사했는데, 이후 2분 만에 로켓 1단 추진체가 공중에서 폭발되면서 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으로 보도됐다. 발사 실패 이후 10여 시간 지난 다음 날 오전에 마침 때맞춰 촬영된 맥사(Maxar) 고해상 위성사진이 있어 잔치가 실패로 끝난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의 쓸쓸한 파장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철 지난 해수욕장처럼 썰렁한 북한 서해발사장에는 발사 전이나 후나 마찬가지로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이하고 다소 한가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신규 해안 발사장에는 인원이나 차량 움직임이 식별되지 않고 적막함만 가득한 인상이다. 주변에는 발사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연결하기 위해 터널 공사가 진행 중이고, 외에도 VIP 관람대 등 여러 곳에서 여전히 시설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

이번 위성 발사 실패로 북한과 러시아 모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젊은 지도자의 거칠 것 없는 불같은 성미를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길 없어 화풀이 대상을 찾다가 뜻밖에 대남 도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발사 실패 직후 서해 위성발사장

북한의 정찰 위성 추가 발사 실패 이후 10여 시간 지나서 촬영된 맥사의 고해상 위성사진에서 인원이나 차량 움직임 등은 식별되지 않고 평소대로 조용한 모습이다. /사진=GE1(ⓒ2024 Maxar, U.S.G. Plus)

5월 28일 촬영된 GeoEye-1 컬러 위성사진(해상도 40cm)을 보면,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위성발사장은 발사 실패 이후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이한 모습이다. 25mx54m 크기의 이동식 조립건물이 해안가 쪽에 붙어있고, 좌우에 천둥 번개와 벼락 방향을 유도하는 피뢰침 역할의 대형 철탑 2개가 있고, 야간 조명과 카메라가 장착된 또 다른 탑이 피뢰침 철탑을 사이에 두고 4개가 배치돼 있다. 발사대 후면 주차장에는 차량은 보이지 않고 비어 있으며, 주변에 지원 건물 몇 개 동이 보인다. 파란색 지붕의 지원건물은 숲에 가려서 형태는 보이지 않고, 색상으로만 겨우 식별되는 정도이다. 서해발사장에는 사람이나 차량 활동은 보이지 않고, 연극이 끝난 뒤 막이 내려진 듯 숨죽인 적막한 모습일 뿐이다.

이동식 조립건물 안에서는 위성체와 발사체 등을 조립하고 이후 이동식 건물을 뒤쪽으로 옮긴 다음 연료 주입 등 순서에 따라 발사 준비를 하게 되는데, 발사체가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이 짧은 관계로 위성사진에서 준비 동향을 사전 포착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더구나 작업이 주로 야간에 이뤄지다 보니까 광학의 위성사진으로는 담아낼 수가 없다. 북한도 국제사회가 위성으로 예의 주시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비밀 활동은 주로 야간에 숨어서 숨바꼭질하듯 은밀히 행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광학 컬러 위성사진은 깜깜한 밤에는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대신 야간에 촬영할 수 있는 위성영상으로 조도영상과 레이더(SAR) 위성영상이 있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북한이 은밀히 진행하는 비밀 군사 준비 동향을 알고서 때맞춰 인공위성으로 촬영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수직 엔진시험장 후방 연소 흔적

북한은 이곳 수직 엔진시험장에서 러시아 기술진 도움을 받아서 몇 차례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GE1(ⓒ2024 Maxar, U.S.G. Plus)

발사장 인근 수직 엔진 시험장도 특이사항은 식별되지 않고 한가한 모습이다. 레일이 깔린 시험장 바닥에 이동식 조립건물이 있고, 시험장 주변에 연료 및 산화제를 저장하는 창고 건물이 배치돼 있다. 우뚝 솟은 시험대 아래쪽에 화염 분출구가 있는데, 엔진 시험할 때 이곳을 통해 고열의 화염이 분출된다. 엔진시험대 후방에는 분출된 화염으로 초목이 불타 없어진 연소 흔적이 넓게 식별되는데, 피해 면적은 1520㎡ 크기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 북한에 러시아 기술진이 대거 들어가서 로켓 발사체 연소시험 신기술을 지원해 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고도 북한이 위성 발사에 실패한 것이다.

발사장 연결도로 터널 공사

동창리 발사장에는 여전히 여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규 해안 발사장으로 이어지는 연결도로를 위해 640m 길이의 터널을 뚫고 있다. /사진=GE1 (ⓒ2024 Maxar, U.S.G. Plus)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에는 VIP 관람장 건설 등 공사 중인 시설이 몇 곳 있다. 신규 발사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개통하기 위해 굴착공사도 진행 중이다. 터널 공사 구간을 살펴보면, 작은 산 능선 앞뒤로 640m 거리를 두고 굴착공사가 양쪽에서 진행되고 있다. 좌측 서쪽 갱도 앞에 덤프트럭 몇 대가 보이고, 굴착기 여러 대가 작업하는 모습도 식별된다. 우측 동쪽 갱도 앞에는 터널을 뚫으면서 흘러나온 침출수가 갱도 밖으로 누출돼서 바닥에 고인 모습도 식별된다. 동쪽 갱도 입구에서 해안 신규 발사장까지는 직선으로 1.64km 거리에 이른다.

북한 정찰위성 추가 발사 실패로 북한과 러시아 모두 체면을 많이 구긴 셈이 됐다. 선진 기술을 신뢰하고 북한이 따라 해봤던 건데, 이번에도 실패했다. 러시아의 기술이나 역량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대국 러시아 위엄이 손상된 것이다. 북한 젊은 지도자 심기도 적잖이 불편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도자를 수행하고 보좌하는 측근들도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픈 대역죄인의 심정일 것이다. 고위층들이 젊은 지도자 눈치를 보며 문책의 불화살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고위 관료들은 살아도 산목숨이 아닐 것이다. “그들은 평소에도 한 발은 저승길에 들여놓고 산다고 봐야 한다”는 탈북민들의 진술도 있다.

북한 젊은 지도자가 화풀이로 대한민국에 어떤 도발을 해올지 모른다는 것이 우리로서 또 다른 근심거리이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무인기를 이용한 드론 공격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현대전에서 드론의 효율성과 위력이 입증됐고, 북한도 교훈을 배웠을 것이다. 최근 북한 공군 전략 중심이 고가의 전투기에서 값싼 드론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성능 폭발물을 탑재한 무인기 수십~수백 대의 대남 침투는 우리 남한 사회를 큰 혼란과 충격에 빠트릴 것이다. 5000만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줄 국방부와 안보당국에 철통같고 물샐틈없는 방호태세를 당부하면서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