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의 곡물 가격이 계속 상승세다. 현재 북한 식량 가격은 코로나 국경봉쇄 시기 가장 곡물 가격이 높았던 지난해 5월 말보다 높은 상태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북한 돈 565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12일 당시보다 2.17% 상승한 것이다.
평안북도 신의주 시장의 쌀 가격 상승률도 평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26일 신의주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5700원으로 조사돼 2주 전보다 2.8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양강도 혜산 시장의 쌀 가격 상승세는 다른 지역보다 유독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혜산의 한 시장에서 쌀 1kg은 6800원에 팔려 2주 만에 가격이 4.61% 상승했다.
혜산 시장의 쌀 가격이 또다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현재 평양과 혜산의 시장 쌀 가격차는 1150원으로 벌어졌다.
본래 양강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쌀 생산이 많지 않고 유통이 원활치 않아 물가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역 봉쇄 시기를 제외하고 북한 내에서 쌀 가격 격차가 이처럼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북한 당국은 양곡판매소 설치 이후 각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수급한 쌀을 판매하거나 공급하고 있다. 현재 혜산 쌀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큰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양강도 내에서 수급하는 쌀의 양이 다른 지역보다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평양, 신의주, 혜산 모두 현재 쌀 가격이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5월 말 지역별 평균 쌀 가격도 코로나 시기 가장 물가가 높았던 지난해보다 현재 가격이 높은 상태다.
한편, 북한 시장의 옥수수(강냉이) 가격도 강보합세를 이어가는 양상이다.
지난 26일 평양의 한 시장에서 옥수수 1kg은 북한 돈 2800원에 거래됐다. 지난 12일 조사 때 가격이 27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만에 100원이 상승한 셈이다.
다만 신의주와 혜산 시장의 옥수수 1kg 가격은 2주 전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각 지역 무역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식량을 수입하고 있고,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서도 수천 톤의 밀가루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의 곡물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부족한 북한의 식량분을 상쇄하기에는 수입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밀가루의 경우 현재 시장 가격이 1kg당 1만 1000원이 넘어서는 등 북한 주민의 주식인 쌀과 옥수수 가격보다 훨씬 비싸 실제로 주민들의 식량 안정화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