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난 심각한데 자강도선 시장 쌀 판매 금지하기까지

양곡판매소 판매용 쌀 부족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동통제로 상품 유통 원할치 않아 물가 상승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23년 1월 25일 ‘서로 돕고 이끄는 우리 사회의 미풍을 더 활짝 꽃피워나가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어렵고 힘들수록 서로 돕고 위해주는 덕과 정의 힘으로 오늘의 난관을 뚫고나가려는 것은 우리 인민의 가슴 속에 굳게 자리잡은 드팀없는 신조이고 열렬한 지향”이라고 강조하며 한 양곡판매소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의 봄철 식량 부족 문제가 올해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일부 지역에서는 쌀 수급량 및 가격 관리를 위해 시장의 쌀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데일리NK 자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자강도 내 공식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 쌀 판매가 금지됐다. 시장관리소 일꾼들이 돌아다니며 곡물 매대에서 쌀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지 수시로 검열했다는 것이다. 다만 강냉이(옥수수)나 조, 콩 등 쌀을 제외한 다른 곡물의 판매는 금지하지 않았다.

시장관리소가 갑자기 시장에서 쌀을 판매하지 못하게 단속하고 나서자 일부 상인들은 “왜 갑자기 쌀을 못 팔게 하는 것이냐”며 따져 묻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시장관리소 일꾼들은 “알다시피 쌀이 부족하니 어쩔 수가 없다”는 답을 내놨다고 한다.

이번 시장의 쌀 판매 단속은 자강도 인민위원회 상업국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내에서 쌀 수급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자 양곡판매소의 판매용 쌀 부족 및 시장 쌀 가격 급등 등을 우려해 시장의 쌀 판매를 금지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 이후 식량 가격과 유통을 국가가 통제 및 관리하기 위해 양곡판매소를 설치·운영 중이다.

본보 취재에 따르면 북한은 전국적으로 280여 개의 양곡판매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양곡판매소에서는 보통 한 달에 한두 번 시장 곡물 가격보다 15~25%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곡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곡판매소 곡물 판매가 이뤄진 직후에는 인근 시장의 식량 가격이 다소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이한 점은 북한 당국이 양곡판매소의 운영을 중앙집권적으로 일원화한 것이 아니라 각 지역 도·시·군당(黨)이 자체적으로 이를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지역별 양곡판매소에서 수급하는 곡물의 양과 종류가 다르고 그 가격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양곡판매소 판매용 쌀이나 옥수수 수급을 위해 농민과 상인들로부터 곡물을 반강제적으로 수매하거나 일시적으로 시장 상인들의 쌀 판매를 금지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미뤄 최근 자강도 시장에서 쌀 판매가 금지된 것도 양곡판매소의 쌀 수급 부족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에서는 지난 3월 우리의 경찰관에 해당하는 안전원들이 인민반 회의에서 양곡판매소에서만 쌀과 강냉이를 구매하라고 권고하는가 하면 개인 쌀 장사꾼들이 몰래 쌀을 판매하다가 적발되면 쌀 무상몰수, 벌금 부과 또는 법적 처벌까지 받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 바로가기: 개인 쌀 장사 단속 강화…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불만)

다만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쌀 판매를 금지할 경우 쌀 유통 체계에 문제가 생기고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조치는 일시적으로만 행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 자강도 주민에 대한 이동통제가 강화되면서 자강도 시장 상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지 못해 상품 수급과 유통이 원활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돼지고기 가격도 2만 5000원까지 올랐다”며 “시장에 물건이 없으니 매일 값이 오른다”고 말했다.

본보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평양과 신의주, 혜산 시장의 돼지고기 가격은 1kg에 북한 돈 1만 6850~1만 7000원 사이였다. 소식통의 전언에 의하면 자강도 시장의 돼지고기 가격이 다른 지역 시장보다 약 1.5배 비싼 셈이다.

소식통은 “다른 지역은 잘 모르겠지만 자강도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못 하게 하면서 시장에 가도 식량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절량세대(絶糧世代·식량이 떨어진 세대)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