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집에서 애완견을 키우는 행위를 비사회주의로 규정해 통제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평안남도 소식통은 8일 “최근 집에서 개를 키우는 주민 세대가 늘어나면서 지난달 하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을 통해 개가 가족의 한 성원이 돼 사람과 함께 먹고 잔다는 것은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행위로서 이를 철저히 통제할 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애완견 문화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대부분 간부나 돈주들이 도둑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목적이어서 집에서 개를 키우는 것에 대해 국가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는 않았다.
소식통은 “과거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집에서 고양이를 키우는 세대들은 있었지만, 개를 키우는 세대는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점점 집에서 개를 키우는 세대가 많아졌고 최근에는 과거 우리나라(북한)에서 흔히 볼 수 없던 포메라니안, 시츄 등 외국 품종의 개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북한은 애완견을 키우는 행위를 비사회주의로 규정해 단속해왔다. 다만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부르주아 냄새가 난다’며 보다 적극적으로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 북한은 이번에 여맹을 통해 내린 지시에서 “개에게 사람처럼 옷을 지어 입히거나 머리에 장식을 달아주고, 죽으면 포대기에 싸서 무덤까지 만들어주는 행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많은 자들이 돈을 낭비하는 부르죠아(부르주아)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는 오로지 개의 근성에 맞게 밖에서 키우며 죽으면 잡아먹는 식품에 불과하므로 이와 같은 행위는 철저히 비사회주의 행위로 엄격히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지시에서 ‘개를 키우는 목적은 개가죽 수매에 이바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은 “개를 많이 키워 개가죽 수매에 적극 나서라는 국가적 지시에는 잘 반응하지 않으면서 집에서 개를 키우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이번에 기회를 줄 테니 비사회주의 근절 대중 운동으로까지 커지지 않도록 알아서 잘 처신하라”고 경고했다.
평안남도 여맹위원회는 하부 말단 단위에까지 이 같은 지시문을 포치하면서 애완견을 키우는 비사회주의 행위 근절에 저해를 주는 대상은 비판 무대에 설 각오를 단단히 하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에 각 여맹 조직에서는 “중앙에서 지시가 내려온 만큼 사회적으로 물의가 일어나지 않게 처리하고,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맞지 않는 애완견 풍조가 사라지게 해야 한다”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여맹원들은 “지금 키우고 있는 정든 개를 갑자기 죽일 수도 없고 내다 버릴 수도 없는데 어떻게 처리해야 하느냐”며 울상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