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위안 환율 대폭 상승…달러보다 크게 오른 배경은?

국제적으로도 위안화 강세…소식통 "위안화는 외국 가격을 그대로 따르는 특수성 있어”

/그래픽=데일리NK

북한 내부 시장에서 외화 환율이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북한 원·위안 환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데일리NK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북한 내부 시장 물가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평양의 한 시장에서 1달러는 북한 돈 8510원에 거래됐다. 지난 4일 평양 달러 환율이 8380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2주 만에 1.6% 상승, 강보합세를 보였다.

평안북도 신의주나 양강도 혜산도 평양과 비슷한 폭으로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혜산의 경우 지난 18일 1달러가 8580원에 거래돼 2주 전보다 2.1%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8200~84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해오다 최근 8500원 선을 회복했다.

반면 위안화의 경우 지난 12월 이후 계속해서 강보합세를 보이다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위안 환율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양강도 혜산으로, 지난 18일 혜산의 한 시장에서 북한 1위안은 북한 돈 1400원에 거래됐다. 직전 조사 때인 지난 4일 1262원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2주 만에 10.9% 상승한 셈이다.

북한 원·위안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무역량이 크게 확대됐던 지난해 7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도 원·위안 환율이 눈에 띄게 올랐는데, 신의주의 경우 지난 18일 1위안이 1380원에 거래돼 2주 만에 9.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위안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양강도나 평안북도, 함경북도 등에 최근 무역 확대와 관련한 지시가 내려오는 등의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 내에서 달러보다 위안화 환율의 상승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에는 국제 시세의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중국 인민은행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 대출우대금리를 인하하고 있고, 이에 따라 중국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위안화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인민은행은 22일 달러-위안 거래 기준 환율을 전장 대비 0.02% 내린 7.1018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무역 사정에 밝은 북한 내부 소식통은 “딸라(달러)는 대부분 중국을 거쳐서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외국 상황에 그대로 영향을 받지 않지만, 비(위안화)는 외국 가격을 그대로 따르는 특수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 무역 거래의 90% 이상이 중국과의 거래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달러보다는 위안화 가치가 국제 시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다.

다만 북한의 경우 대중무역에서 수출보다 수입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위안화 강세가 북한에는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북한 내부에서 간접적인 환율 통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