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꽃제비로 전락한 10대 오누이의 사연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엄마가 비사회주의 행위로 교화소에 수감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의주시에서 10대 오누이 2명이 꽃제비가 돼 길거리에서 밥을 빌어먹으며 살아가고 있다”면서 “2년 전까지만 해도 부유하게 살았던 이 오누이가 한순간에 꽃제비로 전락한 사연을 아는 주민들은 이들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오누이의 아버지는 4년 전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이모 씨는 지난해 5년의 교화형을 선고받아 교화소에 수감됐다.
이 씨는 불법 중국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송금 브로커로 활동해온 인물이었다. 그는 중국에 아는 사람이 많아 다른 송금 브로커들보다 송금액이나 횟수가 월등했고, 돈벌이가 좋다 보니 홀로 자식들을 돌보면서도 부유한 환경에서 남부러운 것 없이 키워왔다.
코로나 사태에도 이들 가족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화근이 됐다. 많은 주민이 끼니 해결조차 힘들어하는 것과 달리 눈에 띄게 풍족한 생활을 하니 보니 보위부와 안전부에 신고가 들어가 강한 감시를 받게 된 것이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이 씨가 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 주려다 뒤따라온 보위원들에게 현장을 들켰다. 보위원들은 바로 이 씨의 집을 가택수색해 불법 중국 휴대전화와 달러, 위안 등을 몰수하고 그를 체포해갔다. 그리고 이 씨는 조사 끝에 5년의 교화형을 받아 교화소로 이송됐다.
이에 오누이들은 외삼촌의 손에 맡겨졌다. 외삼촌은 누나 이 씨가 살던 집을 팔아 조카들을 돌봐줬으나 돈이 다 떨어지면서부터 매일 같이 아내와 다툼을 벌였다. 눈칫밥을 먹던 오누이들은 결국 외삼촌의 집에서 나와 방랑 생활을 하게 됐다.
소식통은 “오누이는 현재 이집 저집 아는 집들의 문을 두드리며 밥을 빌어먹고 있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앞으로 언제 어디서 굶어 죽을지 모르는 일”이라면서 “오누이의 사연을 잘 아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죽하면 요새 사람들 속에서 ‘이래도 저래도 죽을 세상인데 차라리 짧고 굵게 살자’는 말이 나오겠느냐”며 “지금 당장은 돈 잘 벌어 잘 살아도 언젠가는 이 씨 가족처럼 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가슴을 졸이며 시한탄 같은 삶을 살아가는 게 여기(북한) 사람들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