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관들, 동기훈련 첫날 특식 보장 위해 여기저기 돈 꾸러…

정찰위성 발사로 정세 긴장되자 동기훈련 강도 높여…정치 학습 1시간 → 2시간으로 확대

평안북도 압록강 국경경비대 하전사 군인 군대 북한군 초소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서 국경경비대원이 초소 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북한군이 이달 1일을 기해 정기 동기훈련에 진입한 가운데, 양강도 혜산시 주둔 국경경비 25여단 군관들은 훈련 첫날 군인 특식을 보장하기 위해 여기저기 돈을 빌리러 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국경경비 25여단 군관들은 동기훈련 첫날 군인들에게 먹일 돼지고기 등 특별식을 마련하기 위해 훈련 진입 보름 전부터 지인들이나 현금이 있을 만한 집들을 돌아다니며 돈을 빌리러 다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정기훈련 첫날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이면 군인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특식을 제공한다.

과거 국경경비대에서는 특식 마련을 위해 부대 단위별로 음식 재료를 마련할 돈을 벌어오라고 과제를 내렸으나 코로나19로 밀수가 막히면서는 부대별로 과제를 수행할 형편이 안 돼 군관들이 자체적으로 특식을 준비하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기훈련 첫날 부대마다 특식 메뉴가 각기 다르게 나왔다고 한다. 국경경비 25여단의 한 중대의 경우에는 평소에 먹기 힘든 돼지고기와 두부를 넣어 끓인 국이 특식으로 제공됐는데, 오랜만에 먹는 음식에 군인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식통은 “평소에 제대로 먹지 못해 허약한 군인들이 하루 잘 먹는다고 부족한 영양소가 채워지겠느냐”며 “군인들의 영양 상태가 심각한데 훈련 강도는 훨씬 세져 훈련 중에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군인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한군은 이번 동기훈련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이번 동기훈련이 어느 때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것이라고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다”며 “활동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정치 학습도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지난달 말 국경경비총국은 국경경비 25여단에 동기훈련 기간 정치 상학(학습) 시간을 늘려 사회주의 사상의 핵인 계급의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동기훈련 기간 정치 상학 시간을 기존 한 시간에서 두 시간으로 확대한다는 포치가 각 부대에 내려지기도 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치상학은 평시에는 건너뛰기도 하고 몰아서 진행하기도 하는데 동기훈련 기간에는 매일 훈련 일과에 맞춰 진행된다”며 “정치 상학 시간을 늘린 것은 혹독한 추위와 열악한 전쟁 환경 속에서도 육체를 단련하는 것은 물론 정신적 무장도 강화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