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한 뒤 자백 요구하며 폭행…보위원들 가혹행위 심각

송금 브로커, 심부름꾼 폭행 당해 병원행…"사람 죽지 않는 이상 처벌 없어 가혹행위 지속"

북한 국경 지역의 한 보위부 청사 앞에 주민들이 모여 있다.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회령시 보위부가 불법 돈 이관(송금)으로 단속된 주민들에게 심각한 폭행을 저지르는 등 악행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최근 회령시 보위부 보위원들과 계호원들의 가혹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면서 “구류장에 감금된 이들이 병원에 실려 갈 정도로 마구 폭행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일 회령시에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 주려던 40대 송금 브로커 김모 씨가 현장에서 보위원들에게 단속됐다.

보위원들은 김 씨를 곧장 보위부에 끌고 가 여태껏 누구에게 돈을 전달해 줬는지, 어떤 통로를 거쳐 돈을 전달받는지 등을 전부 자백할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김 씨는 있는 그대로 자백하면 심각성이 더 커지고 뇌물로 바쳐야 할 액수도 불어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이번이 처음이라며 잡아뗐다.

그러자 보위원들은 ‘말로는 안 되겠다’며 발로 걷어차는 등 그에게 갖은 폭력을 행사했다. 그중 한 보위원은 뾰족한 못이 박혀 있는 두꺼운 몽둥이를 휘두르며 ‘죽지 않겠으면 빨리 말하라’고 몰아치기도 했다.

무자비한 폭행에 김 씨가 고함을 지르자 보위원들은 ‘엄살피우지 말라’, ‘맞아 죽어도 싸다’는 등 폭언을 퍼부으며 계속해서 폭행을 가했고, 결국 김 씨는 보위부에 구류된 지 일주일째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소식통은 “구류장 수감자가 외부 병원에서 치료받으려면 보위부 군의소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김 씨의 경우 구급 조치에도 정신이 돌아오지 않자 외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고 전했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7일에는 송금 브로커의 심부름으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 주러 갔다가 체포된 20대 청년이 보위원과 계호원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일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이 청년은 ‘심부름을 시킨 송금 브로커를 대라’는 보위원들의 요구에도 끝까지 입을 다물어 폭행당한 데 이어 구류장 안에서 손가락에 쥐가 나 움직였다는 이유로 계호원들에게서 폭행을 당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뇌에 손상을 입어 말을 하지 못하게 됐고, 결국 외부 병원으로 이송돼 입원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폭행당한 이들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데 필요한 약품은 가족들이 전부 자체 부담으로 해결하고 있어 가족들과 이를 옆에서 지켜본 주민들은 보위원들에 대해 원성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면서 “보위원들이 사람들을 쥐잡듯 패도 죽지 않는 이상 그 어떤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런 가혹행위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