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 탈북민 2명, 한국행 하려 집 나섰다가 공안에 체포

랴오닝성에서 쿤밍까지 이동했으나 신분증 검사로 단속…"북송될지도 모르는 위기 놓여"

/그래픽=데일리NK

중국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시에서 한국행에 나선 탈북민 2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은 “랴오닝(遼寧)성의 한 농촌에 살던 탈북민 2명이 지난달 중순 한국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사흘 만에 쿤밍에 도착했으나 현지 공안에 체포되는 불행한 일을 당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에 공안에 붙잡힌 탈북민 가운데 1명은 2019년부터 한국에 가기 위해 살던 집에서 세 차례나 도망쳤지만, 중국인 남편과 동네 주민들에게 붙잡혀오면서 번번이 한국행에 실패했다.

이런 실정으로 그는 몇 년간 중국인 남편과 그 가족의 통제와 감시 속에 살아왔고, 휴대전화까지 빼앗겼다가 지난해 6월에야 다시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그는 휴대전화를 손에 쥔 순간부터 다시 또 한국에 갈 생각을 했다”며 “하지만 가족들을 안심시켜야 도망칠 수 있기에 몰래 브로커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난 9월에 그와 가까이 살던 한 탈북민이 같이 한국에 가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면서 둘이 함께 떠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후 두 탈북민은 최대한 안전하면서도 비용이 적은 선을 택하기 위해 각자 브로커를 알아봤다고 한다. 그러다 지인으로부터 인당 250만 원에 한국에 보내준다는 브로커를 소개받게 됐다.

현재 대부분의 브로커는 최소 1000만원을 요구하는 데다 선불이라는 조건까지 달아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민들이 큰 부담을 느끼는데, 250만원에 갈 수 있다고 하니 이들은 주저 없이 떠났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이 탈북민들은 각자 집에서 도망치기에 성공하고 택시를 타고 쿤밍까지 도착했으나 현지 공안의 신분증 검사에 걸리면서 결국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들이 공안에 등록돼 있는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나오지 않고 들고나오면서 행적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체포됐다는 사실은 쿤밍 공안에서 이들이 진짜 중국에 살던 탈북민들인지 확인하기 위해 휴대전화에 있는 연락처로 전화를 걸어오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중국에서의 힘겨운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행을 시도한 것인데, 이번에는 북송될지도 모르는 더 큰 위기에 놓이게 됐다”면서 “아직은 쿤밍 공안에 있지만 앞으로 이들이 어떻게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