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사회안전성, 교화소들에 연말 외화벌이 생산 지표 내려

품목 추가됐지만 기술·인력·자재 부족하고 출하 날짜도 촉박…계획 달성 못할까 '긴장'

북한 수감시설 일러스트. /일러스트=DALL.E(AI 이미지 제작 프로그램)

북한이 구금시설 수감자들을 수출품 생산에 동원해 외화벌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사회안전성 교화국이 산하 교화소들에 4분기 연말 생산 지표를 내려보내고 외화벌이 과제 수행을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교화소 내에서는 과제 수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은 2일 “사회안전성 교화국 생산부에서 내려보낸 11월 외화벌이 수출품 생산 과제가 지난달 28일 함흥교화소에 내려왔다”며 함흥교화소를 예로 들어 현재 북한 교화소 내 수출품 생산 상황을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회안전성 교화국은 함흥교화소에 4분기 연말 생산 지표로 기존에 생산해왔던 대바늘 뜨개, 코바늘 뜨개, 속눈썹, 가발, 신발 외 가죽류, 금속밴드, 팔찌, 장신구 수작업 품목을 새로 제시하고 12월 말까지 출하할 것을 지시했다.

또 이와 별도로 4분기에 전국 교화소 생산 공정에 도입할 신발 금형(金型)을 제작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다만 함흥교화소는 인력, 기술, 설비, 자재가 부족한데다 이번에 새로 제시된 품목의 기술 전수도 미흡하고, 연말 출하 일정도 촉박해 지시 집행, 관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 현상은 함흥교화소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화소들에서도 일반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회안전성 교화국 생산부에서 각 교화소 생산과에 내려보내는 생산 지표는 국가계획이자 명령이어서 교화소 전체가 역량을 집중하지만, 생산량을 단기간에 보장해야 하는 조건에서는 기술 인력 자원이 부족한 교화소 특성상 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이번처럼 생산 품목이 새롭게 추가되면 이를 생산하기 위해 처음부터 끝까지 알아서 모든 것을 마련해야 해 과제 수행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실제로 함흥교화소는 앞서 10월 초 속눈썹을 다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소형 제작 장비와 이에 필요한 제작용 특수 풀을 비롯한 자재들을 자체적으로 수입하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북한 교화소들에서는 통상적으로 가을걷이가 끝나면 외화벌이에 달라붙어 수출품 생산에 나서는데 올해는 연말 생산 지표에 새로운 품목이 추가되면서 교화소 내에서도 출하 날짜를 보장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과제 수행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생산 교화반 담당 안전원들은 계획을 달성하지 못할까 봐 잔뜩 긴장해 있는 상태라고 한다.

소식통은 “국가에서는 교화소 생산 제품을 팔아넘겨 받은 외화를 절대로 현금으로 주지 않고 대치 상품이나 낟알로 준다”며 “그래서 교화소 생산과도 계획만 제날짜 안에 수행해 비판만 안 받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고 현재 교화소 내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교화소들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평안북도 신의주를 통해 중국 측에 수출되기도 하고 더러는 나선경제무역지대 회사들에서 다시 한번 가공돼 해외에 수출되기도 한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