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당국이 국가 주요 건설장에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애국심’을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원된 청년들의 이탈로 건설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평안남도 속도전청년돌격대의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장 참여율이 60%를 겨우 넘기고 있다.
과거에는 청년돌격대원으로 입대하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열외자 이외에는 작업이 힘들어도 건설장을 이탈하는 일이 많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병가를 내고 귀가했다가 복귀하지 않거나 무단으로 이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청년돌격대 지휘부가 이탈자를 색출하기 위해 자택을 찾아가 보면 이미 다른 곳으로 몸을 숨긴 경우가 다반사고, 행여 자택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모들이 ‘차라리 나를 데려가라’며 자식을 데려가지 못하게 하는 일도 있다고 한다.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장에 투입된 청년돌격대원들의 이탈 이유는 고된 노동과 정신적 스트레스, 열악한 생활 환경 및 굶주림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말했다. 특히 제공되는 식사가 부실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청년돌격대원이 상당히 많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본보는 지난 7월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 서포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청년들 속에서 영양실조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돌격대 단위별 출근율이 70%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서포지구 건설 동원된 청년들 영양실조 심각…식단 보니…)
청년돌격대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는 주로 강냉이밥과 된장국 또는 시래깃국에 염장무, 김치 정도로 알려졌다.
하루 10시간 넘게 무거운 돌이나 흙을 나르는 고강도 노동에 내몰리면서도 적절한 식사와 충분한 휴식 시간이 제공되지 않아 이를 견디지 못하고 이탈하는 인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2월 열린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 착공식에서 “2023년도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과 별도로 수도 평양의 북쪽 관문 구역에 4000여 세대의 살림집을 일떠세워 옹근 하나의 특색있는 거리를 형성하는 중요한 대상건설을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과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에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국가계획으로 이뤄지는 대규모 건설사업에 청년동맹 산하 청년돌격대를 동원해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청년층의 애국심을 끌어올리는 선전에도 나서고 있다.
북한 매체들은 평양시 건설장에 자발적으로 지원하는 청년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일 “황해북도 청년 170여 명이 평양 서포지구 새 거리 건설장에 탄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소식통은 “서포지구 건설장에서 도망치는 청년돌격대원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현장에서 속도전으로 일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