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전화 바치되, 돈벌이는 하라? 황당 논리에 주민들 콧방귀

실적내기 바쁜 보위원들 어불성설 늘어놓으며 회유…주민들 "무기 없이 어떻게 돈 버나"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의 살림집. /사진=데일리NK

최근 함경북도 국경 지역 보위원들이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해 돈벌이하는 주민들에게 “손전화를 바치고 돈벌이하라”는 황당한 말을 하고 있어 주민들 속에서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30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최근 회령시 보위원들이 중국 손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들을 찾아다니며 자수하라고 하면서 벌이는 하라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고 있어 주민들의 비웃음을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 손전화로 밥 벌어먹는 이들에게 손전화를 바치고 돈을 벌라고 하는데, 돈을 버는 데 필요한 무기(손전화)가 없는데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느냐”면서 “실적 올리기에 급해 맞은 보위원들이 이제는 하다 하다 머저리 전술까지 쓰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앞서 본보는 회령시 보위부장이 11월까지 중국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라고 지시하면서 실적이 없는 보위원들은 조동된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해 보위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보기: 불법 손전화 집중 단속…보위원들 자리 지키려 단속에 혈안)

이런 상황에서 소위 ‘먹을 알이 많은’ 국경 지역 보위원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 보위원들이 어불성설을 늘어놓으며 자수하도록 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24일 회령시의 한 보위원은 중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40대 여성 김모 씨의 집에 찾아가 “저쪽(한국)이랑 연락이 잘 되는가? 먹고 살아야 하니 돈 이관(송금)은 해라. 그런데 지금처럼 어수선한 분위기에 걸려들어 큰코다치지 않고 편히 벌어먹으려면 손전화는 자수해라. 그러면 나중에 제기돼도 아무 문제 없이 내가 다 막아주겠다”며 자수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7일 회령시의 또 다른 보위원은 담당 인민반의 한 주민 집을 찾아가 “중국 손전화를 몰래 숨겨놓고 사용한다는 신소(신고)가 들어왔다. 나에게 바치면 조용히 처리해 주겠다. 지금 당장 손전화를 내놓기 그러면 (돈을) 몇 번만 이관받고 바치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일이 있었다는 사실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주민들은 “손전화는 바치고 돈은 벌라는 게 당최 말이 되느냐”, “인민을 얼마나 바보로 알면 손전화를 자발적으로 바치라고 하느냐”며 보위원들을 비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외부와 연락하면서 먹고사는 사람들에게 중국 손전화는 생명줄과 같은 것인데 누가 자발적으로 바치려 하겠느냐”며 “주민들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별의별 황당한 말을 늘어놓는 보위원들의 행태에 콧방귀를 뀌고 있다”고 전했다.